"단기적으로 시장 과잉 반응" vs "주가, 역사적 평균보다 여전히 높아"
전력·유틸리티주로 순환매 가능성…"지난주 美 관련ETF에 1조3천억 유입"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 주가지수가 급락한 가운데, 그동안 낙폭 과대시 '저점 매수'를 통해 이익을 거뒀던 투자자들도 신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22년 10월 이후 50%가량 오르면서 그동안 주가 하락기에 저점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이익을 봤지만, 침체 우려가 커질 경우 이러한 투자방식으로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 집계를 보면 S&P500지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침체 기간에 평균적으로 29%가량 하락한 바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9월에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고용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침체 우려가 부각된 상태다.
특히 2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4.3%)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게 나오면서 시장 불안을 키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일(-2.30%)에 이어 2일(-2.43%)도 급락하며 지난달 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해 조정구간에 진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는 미 증시가 여전히 강하며 현재는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
S&P500과 나스닥은 최근 약세에도 올해 들어 여전히 12%가량 상승한 상태이며, 인공지능(AI) 붐 최대 수혜 주인 엔비디아 주가는 고점 대비 20% 이상 낮지만, 여전히 올해 들어 117%가량 상승한 상태다.
7월 고용보고서 가운데 노동참여율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에 주목하거나, 지난달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통계가 왜곡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는 견해도 있다.
또 아마존 등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이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애플·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주가가 오른 업체들도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은 "빅테크들이 대단한 사업과 큰 경제적 해자를 갖추고 있으며 현금 흐름도 여전히 튼튼하다"면서 "투자자들은 보통 단기적으로 과잉 반응한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기술주와 임의 소비재주 주가가 하락한 반면, 배당이 많고 금리 인하 수혜 주로 꼽히는 유틸리티·부동산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면서, 이들 섹터로의 순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유틸리티·부동산 관련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는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가까운 자금이 흘러들어 기술주 ETF 유입액 3억 달러(약 4천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전력주는 AI용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 주로도 주목받은 바 있으며, 변동성이 큰 시기에 안전 투자처로 평가되는 경향도 있다.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8로 지난달 중순 21.7보다는 내려왔지만, 장기 평균 15.7보다는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까지는 굵직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 불안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