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6거래일만에 상승…145.57엔
나스닥100 선물 +1.48%,…비트코인 5만5천달러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경기 침체 우려 여파 등으로 전날 아시아 주요 증시가 최악의 하루를 보낸 데 이어 미국 주가지수도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6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증시는 급반등에 성공했다.
공포에 질려 투매하는 '패닉 셀'이 마무리됐다는 평가와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전날 급락 폭을 상당 부분 되돌린 것과 달리 한국 코스피 지수는 상승 폭이 작아서 대비됐다.
◇닛케이, 이번엔 사상 최대폭 상승…韓·대만 지수도 반등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로 다음 날 역대 최대 폭으로 상승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217.04포인트(10.23%) 오른 34,675.4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 폭은 1990년 10월 2일(2,676.55포인트)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이며, 상승률로는 사상 4번째에 해당한다.
닛케이 선물 거래는 전날 급락세로 서킷 브레이커(거래 일시 중지)가 발동됐지만, 이날은 장 시작도 전에 급등세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앞서 닛케이지수는 전날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3,836포인트)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하락 폭(4,451.28포인트)을 기록했고, 하락률(-12.40%)은 당시(-14.9%)에 이어 두 번째였다.
전날 12.2% 급락했던 일본 종합주가지수 토픽스(TOPIX)도 이날은 9.3% 상승했다.
전날 8.77%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도 3%대 반등하며 2,5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 초반 5.62%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11.3% 동반 급락했던 코스닥 지수는 6.02% 상승했다.
코스피 역시 전날 급락세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지만, 이날은 급등세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전날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낙폭(234.64포인트)을 기록했으며, 하락률로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를 찍었다.
전날 8.4% 급락했던 대만 증시 자취안 지수는 3.38% 상승 마감했다.
이날 국내 삼성전자(+1.54%)·SK하이닉스(+4.87%)·한미반도체(+4.87%)를 비롯해 일본 도쿄일렉트론(+16.59%)·어드반테스트(+15.53%), 대만 TSMC(+7.98%) 등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0.15%)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04%)는 보합세다.
홍콩 항셍지수(-0.07%),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0.13%)도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전날 미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3.43%)를 비롯해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3.0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2.60%), 러셀2000지수(-3.48%) 등이 크게 하락했지만 이후 지수 선물은 상승세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1분 기준 나스닥 100 선물은 1.48%, S&P500 선물은 1.15% 오른 상태다.
◇ '패닉 셀' 끝났나…"불확실성 여전" 평가도
이날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반등과 관련, 전날 매도세가 지나쳤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기노시타 도모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전날 일본 주가지수 낙폭이 유럽·미국보다 과도했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전날 일본 증시 조정이 지나쳤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시장 조정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은 여전히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의 매도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CLSA의 가마이 다케오도 "지수가 크게 반등했지만 일본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나 미국의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큰 그림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수석전략가는 "패닉 셀이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등세를 노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엔/달러 환율 상승도 수출 관련주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증시 반등에는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 고위인사의 발언 등도 기여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48.8)보다 높은 51.4를 기록하며 확장 국면에 들어선 것이 시장 심리 진정에 기여했다. ISM의 고용 관련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왔다.
시티인덱스의 맷 심프슨은 고용 안정을 강조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과 ISM 서비스업 PMI 등을 호재로 꼽으면서도 "위험자산 랠리는 아니다. 투자자들이 좁은 비상구로 몰리면서 발생한 건강하지 않은 매도에 이은 건강한 조정"으로 봤다.
미 국채 금리는 올랐고 달러 가치는 강세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 한때 3.6672%까지 내려갔다가 이날은 3.85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97 오른 102.986 수준이다.
급격한 엔화 강세는 다소 진정됐다.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39엔 오른 145.57엔이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에 지난 1월 초 이후 최저인 141.7엔을 찍는 등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8원 오른 1,375.6원에 장을 마쳤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8.12% 오른 5만5천780 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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