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2년만에 최대 급락
S&P 3.0%↓·나스닥 3.4%↓
빅테크 시총 8000억달러 증발
일본, 사상 최대 12.4% 폭락
'블랙 먼데이'라 말할 정도로 뉴욕증시가 새파랗게 질렸다.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주가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R(Recession)의 공포'로 일컫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부터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증시의 폭락 사태에 이어 뉴욕증시까지 요동치고 있다.
5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3.99포인트(-2.60%) 내린 38,703.2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23포인트(-3.00%) 내린 5,186.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6.08포인트(-3.43%) 내린 16,200.0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7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올해 미 증시 강세를 견인해온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6.4% 급락했고, 애플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지분 절반가량을 처분했다는 소식에 4.8% 하락했다. 이날 소위 M7의 시총은 약 8000억달러나 감소했다.
이 같은 뉴욕증시의 폭락은 지난주 발표된 고용시장의 냉각 조짐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지난 2일 연방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10월(4.6%)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돈 고용 증가세와 예상 밖 실업률 상승으로 야기간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는 한국과 일본으로 확산됐다.
이날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치 하락률로는 2001년 9월 12일(-12.02%) 이후 5번째. 지수 낙폭(234.64포인트)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235조원에 달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보다 12.4% 하락한 31,458에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4451포인트가 급락해 1987년 10월 20일 릫블랙 먼데이릮 충격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만 증시도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를 처음 산출한 1967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유럽 증시 역시 2% 안팎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은 2.22% 하락한 486.79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닥스는 1.95% 밀린 17,317.58, 프랑스 CAC40은 1.61% 빠진 7,134.78로 마감했다. 영국 FTSE 지수도 8,008.23로 2.04% 하락했다.
시장의 공포 심리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공포지수'도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VIX는 전 거래일 대비 15.18포인트 상승한 38.57을 나타냈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