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중위연령 37.4세 10년새 2.6세 증가
10~20대 두자릿수 줄고 70대는 40% 급증
비싼 집값에 젊은층 탈 LA 고령화 가속화

지난 2021년 국제결제은행(BIS)은 '인구통계학적 변화, 거시적정책 그리고 주택 가격(Demographic shifts, macroprudential policies, and house prices)'보고서에서 "64세 이상의 고령층의 비율과 주택 가격 사이에서는 양의 상관관계(positive)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고령층이 많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이다. 이는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젊은층이 싼 집을 찾아 타지역으로 이주를 부추기는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고령화에 가속을 붙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상승하는 집값에 젊은층의 이주 그리고 고령화라는 악순환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악순환의 중심에 LA가 있다. 젊음과 활기로 대표되는 LA가 급격하게 고령화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LA 집값과 렌트비로 촉발된 주택난에 LA를 등지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연방인구통계국에 따르면 LA카운티에 거주하는 주민의 중위연령은 2012년부터 2022년 10년 동안 2.6살이 늘어 37.4살로 집계됐다. LA카운티 주민의 연령이 증가한 데는 어린 연령층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10살 이하 주민들은 20.2%나 줄었고, 10~19살 사이 청소년들도 14.1%나 감소했다. 20살에서 29살 사이의 젊은층 감소율도 10.2%나 됐다.
젊은 세대들이 두자릿수 비율로 줄어드는 사이 고령층 인구는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동안 LA카운티에서 60대 주민 수는 32%나 늘었고, 70대는 무려 40%나 급증했다. 80살 이상 초고령층의 수도 18%나 상승했다.
LA타임스는 LA카운티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는데 원인으로 작용하는 가장 큰 요소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주택 가격에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정보분석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자넌 6월 남가주에서 판매된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77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나 상승했다. LA카운티의 판매 중간 가격은 이보다 너 높아 89만달러를 기록했다. 오렌지카운티의 주택 가격도 전년에 비해 15.2% 상승한 121만달러로 남가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젊은층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다는 것은 릫하늘의 별따기릮일수밖에 없다. 높은 주택 가격과 렌트비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젊은층이 타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례들이 늘게 되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이 교외로 나가 거주하고 젊은층이 도심에서 생활하는 게 보통이지만 LA의 고령화 양상은 이와 다른 모습이다.
문제는 높은 주택 가격으로 주택 매매에 나서는 고령층이 줄어들면서 주택 매물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데 있다.
LA의 급격한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여파는 사회경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초중고등학생의 수 감소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2018~2019년 LA카운티의 학교 등록 학생 수는 150만명였지만 2022~2023년엔 136만명으로 10% 가량 감소했다. 취학생을 가진 가계들이 LA의 높은 주거비 부담에 타지역으로 이주한 것이 원인이다.
도웰 마이어스 USC 정책 계획 인구학과 교수는 "이전에 그 어느 시기에도 LA 고령층 인구가 더 급증한 적이 없었다"며 "고령층을 부양할 젊은층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LA의 고령화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어서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