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여행사 일본 일정 문의 급증
한인들, 항공권 판매 취소도 늘어
여행업계, 일본 특수 꺼질까 긴장
"일본에 대지진이 올 수 있다는 보도가 많아 이번 한국 방문 때 일본 여행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7일 한국 방문시 일본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후쿠오카를 여행하려 했던 한인 최모씨의 말이다. 최씨는 일본으로 가는 항공권과 여행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일본에 대지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씨는 "가능성이라고는 하지만 신경이 쓰여 불안한 마음으로 일본 여행을 하는 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 직장인 이모씨는 예정대로 일본 예행을 할 계획이다. 이씨는 "지진 우려는 LA도 있는데 1년 내내 지진이 있는 일본 여행을 취소하면 아쉬울 것 같다"며 "출발일까지 큰 문제가 없다면 예정대로 일본을 방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 잦은 지진과 대지진 우려로 한국 방문 시 일본 여행 일정을 고민하는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LA 한인여행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동안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 특수를 누렸던 여행업계가 '난카이 대지진' 우려가 커지자 모객 영업과 항공권 판매에 타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12일 한인여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지난 8일 규모 7.1의 지진이 발행한 뒤 태평양 연안 거대 지진인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방문 시 일본에 가려던 한인 여행 수요에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일본 대지진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일본행 항공권 판매다. 한국행 항공권과 연계해서 판매되는 일본행 항공권을 취소하는 한인 여행객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 항공권 판매업체 대표는 "많지는 않지만 지진 이후 일본행 항공편을 취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며 "대지진에 따른 우려에다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 상황까지 겹친 탓으로 본다"고 말했다.
각 여행업체에는 일본 여행 일정이 정상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하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지진 우려로 당장 여행 상품을 취소하는 한인들은 없지만 불안해서 문의하는 전화는 크게 늘었다"며 "9월과 10월 일본 여행 상품 판매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의가 크게 늘어난 현상은 푸른투어에서도 마찬가지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지진 이후 일본 여행에 대한 불안감에 문의하는 한인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엔저로 전년에 비해 50% 가량 늘어난 일본 여행 수요에 일시적이지만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나마 대지진 우려가 일본 여행 비수기에 나온 것은 여행업계엔 다행스런 일이다. 문제는 하반기인 9월과 10월이다. 이 시기는 일본 여행의 성수기라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다. US아주투어 스티브 조 전무는 "일본 여행 비시즌에 대지진 우려가 나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추가 여진이 계속되면 하반기 시즌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엔화 가치 등락과 함께 지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