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사퇴후 첫 인터뷰 
정치 인생 40년 동반자
"펠로시 말에 큰 혼란"

민주당내 거센 압박에 밀려 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쩍 밝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해변에 있는 여름 별장 인근 공원에서 자전거 타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모를 쓰고 편안한 차림으로 자전거 타기를 즐겼으며 취재진과 함께 자신을 기다리던 주민들이 환호성을 지르자 손을 들어 이에 화답했다.
이날 오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송 인터뷰가 공개됐다.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뒤 처음으로 갖는 언론 인터뷰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와의 TV 토론에서 자신이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 이유를 묻자 "상하원의 많은 민주당 동료가 내가 선거에서 그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만약 내가 대선에 계속 남아 있을 경우 그것이 화두가 될 것인데 그것은 진짜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그러면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태도가 자신의 거취 결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음을 내비쳤다. 바이든은 "낸시 펠로시의 말에 진심으로 큰 혼란을 느꼈다"며 "낸시 펠로시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에 대해선…"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펠로시는 정치 인생을 거의 함께 한 40년 지기다. 민주당 인사들의 거듭된 사퇴 촉구에도 중립을 지키던 펠로시는 마침내 바이든이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MSNBC 네트워크의 '조닝 조'에 출연해 "대통령이 출마할지 말지는 대통령에게 달려있다"며 "우리는 모두 그가 결정을 내리도록 격려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바이든은 이틀 뒤 재선 포기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 말미 "역사가 대통령 바이든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민주주의는 우리를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회복을 이뤄냈다"면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펠로시는 바이든 사퇴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자리를 잡는데도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는 바이든 사퇴 발표 몇 시간 이후 해리스와 통화를 하고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그간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며 빨리 상황이 정리됐다.
2007년 미국 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에 선출된 펠로시는 이후 지금까지 민주당 하원을 이끌어온 사실상 민주당 하원 1인자다. 
펠로시는 최근 신작 '권력의 기술: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서 나의 이야기'를 펴냈다. 펠로시는 이와 관련 지난 9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책 제목이 도널드 트럼프의 책 '거래의 기술'을 의도적으로 비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하는 일 중 트럼프의 몰락을 제외하고는 그와 관련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