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만9000TEU …작년 보다 37% 증가
 뉴저지항에 밀린 옛 명성 회복하나

지난달 LA항을 거친 컨테이너 물동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동안 뉴욕-뉴저지항에 밀리면서 미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라는 명성이 무색했던 LA항이 옛 명성을 다시 찾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LA항만청은 지난 7월 LA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을 조사한 결과 93만9000TEU(20피트 컨테이너)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처리한 컨테이너 수에 비해 37%나 증가한 수치로 LA항 개항 이후 116년 만에 사상 최대치다.
올해 들어서면 LA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7월까지 처리된 물동량은 567만1091TEU로 지난해에 비해 18%나 늘어났다.
진 세로카 LA항만청장은 "지난달 LA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블록버스터급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로카 청장은 "기업들이 화물 운송 지연에 대비하기 위해 연말 판매 물량의 조기 확보 전략에 따라 수입 물동량이 증가했다"며 "전자 제품과 의류를 중심으로 개학과 가을 시즌 물량과 할로윈 판매 물량까지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조기 물량 확보 이외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에 이란까지 가담하면서 중동전이 확전으로 치닫자 홍해 해협에서 컨테이너 운반선의 안전 문제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도 LA항의 물동량 증가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동부 항만 노조의 단체협약 협상도 진행 중이어서 주요 선사들이 서부 지역으로 물동량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관심은 LA항이 서부관문으로서 과거 지위를 다시 찾을지 여부다. LA 항과 롱비치항은 20년 전만 해도 미국으로 수입되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50%를 처리하는 명실상부한 1위 항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 공급망 혼란이 불거지면서 화물선 적체 현상이 벌어져 한때 LA 항 앞바다에 화물선이 109척까지 대기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까지 더해지면서 해마다 물동량은 줄어 2019년에는 40%, 지난해는 33%까지 급감했다. 
LA항은 아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미국 내륙으로 운송할 수 있는 트럭과 화물 열차 등 연계 운송 수단이 잘 갖춰져 있어 수입업체들에게는 비용 절감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매력적인 곳이다. 이번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가 LA항이 재부활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