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경업금지 조항 폐지법 제동
한인 업주들 상반된 법 적용에 혼란
전문가들 "가주 법 유효해 규정 따라야"
퇴사 후 경쟁 업체에 바로 취업하는 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른바 경업금지 의무를 고용계약서에서 폐지하도록 하는 법안을 놓고 한인 업주들이 혼란해하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에선 경업금지 합의(noncompete agreement)가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법원이 연방당국의 경쟁금지조항 폐지 추진에 제동을 걸면서 상반된 상황이 연출되면서부터다.
20일 연방법원은 경업금지 조항을 고용계약서에 폐지하도록 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법안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시행 2주를 앞두고 나온 연방법원의 결정에 미국 내 3000만명에게 적용되면서 노동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는 법 추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에이다 브라운 미 연방 판사는 미국 상공회의소와 텍사스 세무회사가 FTC의 경업금지 조항 폐지 조치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편을 들었다. 브라운 판사는 FTC의 조치가 "합리적인 설명 없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말하며 이를 중단시켰다. 당초 이 조항은 9월4일부터 모든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적용될 예정이었다.
경업금지는 취업 시 고용계약을 맺을 때 퇴사 등으로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일정 기간 이상을 관련된 일을 경쟁 업체에서 하지 못 하도록 금지하는 조항이다. 지난해부토 경업금지 조항 폐지를 위해 법 제정에 나선 FTC는 올해 4월 이에 대한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올해 9월4일부터 경업 금지 의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며, 연봉 15만1164달러 이상의 고위임원의 경우 기존 계약에 있는 조항은 유지되지만, 신규 계약을 할 때는 경업금지를 포함시킬 수 없었다.
연방법원 판단과는 달리 가주에선 경업금지 조항을 고용계약서에 포함시키는 행위는 여전히 불법이다. 바로 이 부분이 한인 업주들에게 혼란을 주는 대목이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올해부터 가주에선 경업금지 조항을 불법으로 규정한 법안이 2개나 있다. SB699는 경업쟁금지 조항을 언제 어디서 서명했건 가주에서는 불법이고 집행불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AB 1076는 2022년 1월 1일 이후 고용된 직원 중 경업금지 조항이 포함된 고용계약서를 서명한 전현직 직원들에게는 그 조항이 무효화되었다는 것을 통보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업주가 통지서를 보내지 않으면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돼 한 건 당 최고 2,500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렇다면 가주 한인 업주들은 연방법원 판단이나 가주 법 중에서 어느 것을 따라야 하는 것일까? 이번 연방법원의 판결은 FTC 법 추진에 대해서만 반대 입장을 취한 것이라는 게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의 의견이다. 가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들은 가주 법 적용을 받는 게 현실이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업주들이 경업금지 조항 폐지를 규정한 가주 법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불법 판단을 받기 전까지는 현행 가주 법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방법원 판단을 근거로 경업금지 조항을 고용계약서에 포함시키는 일은 피해야 한다. 특히 한국 지상사나 경업금지 조항이 합법인 타주 출신 업주들은 가주의 SB699와 AB1076법에 저촉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한인 업주들은 그동안 체결한 고용계약서나 비밀유지계약서 등을 자세히 검토하고 경업금지 합의서 관련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며 "만약 법을 어긴 조항이 있을 경우 현재와 이전 직원들에게 이러한 조항이 효력이 없다는 것을 바로 통보해야 하고 고용계약서 양식과 핸드북을 바로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