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민주당도 세계화에 대한 유권자 반감 인지
해리스, 중국에 초점 맞춘 관세…트럼프 보편 관세는 무역전쟁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큰 차이가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갈수록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16년만 해도 미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관세가 인기가 없고 자유무역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매우 다른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계화 때문에 경제적 피해를 본 유권자들의 반감을 활용해 2016년 당선됐고, 이후 민주당도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에 찬성하는 단체인 '번영하는 미국 연합'(CPA)의 닉 야코벨라 선임부회장은 "경제 정책과 무역 현안에서 양당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누가 이기든 "관세와 산업정책을 하는 행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등 더 광범위하고 규모가 큰 관세를 예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관세를 언급했으며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는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주의'를 적용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학자 다수는 이런 수준의 관세를 도입할 경우 기업들이 수입 비용 증가분을 고객에게 전가하면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 다른 나라가 관세 등의 조치로 보복하면서 미국에도 피해를 주는 무역 전쟁이 시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지난 4월 10% 관세에 대해 "무역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뒤흔드는 난투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리 러블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경제학자는 "관세가 제조업의 공동화, 뒤처진 지역사회, 소득 불평등을 치유할 인기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불행히도 관세는 이런 문제를 하나도 해결할 수 없으며 관세 인상은 문제를 더 악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세가 경제적으로 효과가 없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인기가 많다.
경제학자들이 올해 초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는 관세를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산업의 일자리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해당 산업이 있는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해 정치적으로는 성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중국 관세를 비롯한 관세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의 관세 제안을 "전 국민 부가세, 트럼프 세금"으로 규정하고서 중산층 가정이 지급해야 할 비용이 연간 4천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대선캠프의 찰스 루트바크 대변인은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노동자를 지원하고 우리 경제를 강화하며 우리 적들이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전략적인 표적 관세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대국을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 관세보다는 전략적 경쟁 상대인 중국의 핵심 산업에 초점을 맞춘 선별적 관세를 시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를 유지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철강, 의료기기 등 일부 중국산 제품에 총 180억달러 상당의 새로운 관세를 제안했으며 이달 말까지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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