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터닷컴, 탈가주민 생활비 절감 소개
주거비 대폭 줄고 보험료·개스비도 줄어
2020년 이후 가주민 73만명 타주로 이사
캘리포니아주를 떠나면 그 자체로 돈 번다? 의문형의 이 언술이 긍정문으로 바뀌는 현실이 존재한다.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은 LA에서 미주리주 조플린으로 이주한 커플을 예로 들면서 '탈캘리포니아'로 4만달러 생활비를 절감한 사례를 소개했다.
사례의 주인공 커플은 2021년 LA에서 거주한 뒤 2022년 미주리주 조플린으로 이주했다. 커플의 이주 이유는 가주의 높은 생활비 부담 때문이다. 아이들은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황이 커플의 탈가주를 가능하게 했다. 이주 후 이들 커플에게 나타난 변화는 주거 비용이 대폭 줄어든 현실이다. 이들 커플은 "LA에서 조플린으로 이주 후 주거 비용이 크게 줄면서 삶이 180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조플린 지역 주택 가격은 평균 22만4950달러로 LA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 123만달러의 20% 수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금 부담도 줄어 LA에서 살 때 보다 3분의 1 수준인 1349달러에 그쳤다. 주택 관련 비용에서만 3만1956달러가 절감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산세도 연가 1504달러에 불과해 연간으로 6391달러가 줄었고, 보험료에서도 연간 3417달러, 와이파이와 개솔린 비용도 4933달러나 감소했다. 이 커플은 "모기지와 세금, 보험료 등 모든 비용을 합산하면 LA에서 거주할 때 보다 무려 4만 6697달러를 절감했다"며 "가주를 벗어나니 더 넓은 집에서 돈까지 버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주와 미주리주 사이에 경제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가주의 살인적인 생활비 부담은 비단 평범한 사람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잘나가는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
할리우드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도 지난 3월 40년 동안 살았던 가주를 영구적으로 떠나 플로리다주로 이주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스탤론의 이주 계획 배경에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가주의 악명높은 세금과 생활비 부담이 이주의 주된 이유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가주의 생활비 부담은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가주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 상승률은 전국에서 1위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은 이런 식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올해 4분기께 LA카운티에서 판매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가구는 전체에서 14%에 불과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택 보험료도 급등하고 있다. 대형보험사 올스테이트의 30% 주택 보험료 인상안이 가주보험국의 승인을 받았다. 올스테이트의 주택 보험료 인상 승인으로 다른 대형보험사들의 주택 보험료도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도 올해 2분기 풀커버리지 기준으로 평균 2417달러로 전년 대비 45%나 치솟았다. 전국 평균 인상폭인 28%에 비하면 1.5배나 높은 수준이다.
각종 물가도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1년 전부터 올라 여전히 가주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적 이유로 가주를 떠나는 주민의 수도 늘고 있다. 연방정부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가주를 떠나 타주로 주거지를 옮긴 주민은 약 72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개빈 뉴섬 주지사 재임 기간인 2019년1월부터 현재까지 가주 인구가 50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의 높은 생활비 부담이 개선되지 않으면 가주 엑소더스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어쩌면 가주 탈출은 그 경고에 대한 신호음인지도 모른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