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통제 위반해 불법 반출된 것"
도미니카서 정비 중 플로리다로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전용기가 "수출 통제를 위반해 불법 반출된 것”이라며 미국으로 압류했다.
미 법무부는 2일 성명을 통해 "마두로와 측근들이 유령회사를 통해 미국 비행기를 사들여 불법으로 밀반입한 항공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기는 실제로 마두로 대통령이 해외 국빈 방문을 할 때 이용하는 장면이 포착된 전용기로, 가격은 약 13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불법적인 해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CNN은 전용기가 수개월 전부터 정비를 위해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미 당국이 도미니카공화국에 협력을 요청했고, 도미니카공화국이 이에 응하면서 이날 플로리다주로 항공기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최근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을 비판해왔다.
미국은 2018년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날도 법무부는 "앞으로도 미국의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제재와 수출 통제가 위반되지 않는지 추적할 것"이라며 재차 경고했다. 미 정부는 이번 항공기 외에도 지난 몇년간 수십 대의 고급 차량 등 베네수엘라 정권으로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흘러드는 것을 막아 왔지만, 한 정부 관계자는 CNN에 "외국 국가 원수의 비행기를 압수하는 것은 형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매슈 액설로드 상무부 수출 집행 차관보는 "이번 압류는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들도 미국의 자산을 불법 취득할 수 없는 분명한 메세지가 될 것"이라며 의의를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를 장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올 7월 치러진 대선의 부정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다시 승리 선언을 한 상태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부정선거에 대한 명백한 징후가 있다"며 투명한 투표 결과 공개를 압박하고 있는데, 이번 압류 역시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