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빙자 사기 피해액 가주가 최다
1인당 평균 피해 규모 7만달러 넘어
한인사회서도 피해 사례 크게 늘어 

5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모(67)씨는 지난해 한국에서 이민 온 60대 남성 박모씨를 골프장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한국 대기업 출신으로 정년 퇴직한 이혼남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씨와의 관계는 금새 동거하는 연인사이로 발전했고 이후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한국내 재산을 정리 중이라며 1000달러, 2000달러로 시작된 돈 요구는 얼마 안가 수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가진 돈을 거의 모두 주고 나서야 의심이 든 김씨는 박씨에 대해 수소문한 끝에 그가 고위 공무원으로 퇴직했다는 것도 한국에 재산이 있다는 것도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가 빚 독촉을 하다 경찰에 신고하자 박씨는 외려 "연인이었던 김씨가 그냥 준 돈"이라며 돈을 빌려준 증거를 내놓으라고 외려 큰소리를 쳤다.
근래들어 한인 사회는 물론 미 전역에서 연애를 빙자해 사기를 치는 로맨스 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런데 특히 캘리포니아주가 로맨스 스캠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터넷 정보업체 소셜 캣피쉬(Social Catfish)가 연방수사국(FBI)·연방거래위원회(FTC)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주민들이 로맨스 스캠으로 당한 피해액이 2억 달러에 육박하는 1억8393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캣피슈는 인구 10만명당 피해자수, 사기 신고 건수, 사기로 손실된 금액 등으로 각 주의 순위를 매겼는데 가주는 매년 사기 신고 건수가 3000건이 넘어 주민 10만 명당 7.7명이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평균 피해액 규모도 7만2239달러로 가장 컸다.
또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전체 로맨스 스캠 피해액 규모는 총 13억 달러, 피해자 수는 약 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5억4700만 달러 보다 138% 증가한 수치이며, 2018년 1억4500만 달러와 비교했을 때는 9배 늘어난 수치다.
로맨스 스캠에 가장 자주 사용된 거짓말은 "내가 (또는 가족이) 아프다·다쳤다"(24%), "투자 방법을 알려주겠다"(18%), "해외에 파병된 군인이다"(18%), "중요한 물건을 옮기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18%), "결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12%)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