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이겼는데 또 할 필요 없어"
CNN조사서 시청자 63% "해리스 승리"
10일 ABC방송이 주관한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기대보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다음달 2차 토론을 제안했다.
해리스 대선 캠프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음달 중 2차 토론을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젠 오맬리 딜런 해리스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해리스는 두 번째 토론을 할 준비가 돼 있다. 트럼프는 준비됐는가"라며 2차 토론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는 '토론 후'가 아닌 '토론 전'부터 2차 토론 실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후보는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차 토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굳이 또 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 해리스 대선 캠프가 2차 토론을 원한다는 것은 "이번 토론에서 졌다는 뜻"이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90분 동안의 토론이 마무리된 직후 CNN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토론을 본 유권자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CNN이 여론조사 업체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토론을 시청했다고 답한 등록 유권자 605명 가운데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나은 토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37%였다.
CNN은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의 지난 6월 27일 토론을 시청했던 유권자들이 67% 대 33%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던 것과 비교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TV 토론 참패에 따른 후폭풍으로 후보직을 내려놨다.
또 이번 조사에서 '어느 후보가 당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는, 응답자 가운데 44%가 해리스 부통령을, 4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토론 후 해리스 부통령에게 우호적인 유권자도 늘었다. 이날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의 45%는 해리스 부통령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부정적 평가는 44%였다. 토론 전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39%였던 것에 비하면 6%포인트 올랐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토론 후 응답자의 39%가 그에게 우호적이라고 답했고, 비우호적이라는 답은 51%였다. 토론 전 수치와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