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겨울 탓 초목 급성장하고 여름은 가뭄에 불가마
위성에도 찍히는 폭탄구름…"서부의 미래 보여주는 재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서부를 덮치는 산불이 더 파괴적으로 변한 배후에 기후변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을 두고 여름과 겨울의 극단기상이 맞물린 '기후 채찍질'(Climate whiplash) 현상을 주목했다.
미국 서부지역에서는 2년 연속 습한 겨울에 이어 올해 기록적으로 덥고 건조한 여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변화 때문에 잡초와 덤불이 엄청나게 성장했으며 큰 규모의 화재도 일어나지 않아 언제든 큰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기상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춥고 습한 날씨와 덥고 건조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화재와 관련한 기상 조건이 극단적으로 변해 캘리포니아주에 파괴적인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인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대기가 식물의 수분을 빠르게 앗아가면서 극도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남부 캘리포니아가 도자기를 굽는 가마 속과 같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스웨인은 온난화 기후가 서늘한 시기와 습한 시기, 극도로 덥고 건조한 시기 사이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더 많이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수중기후 채찍질' (hydroclimate whiplash)이라고 표현했다.
톰슨 리버스대학의 산불 전문가인 마이크 플래니건도 기후 변화와 함께 점점 더 흔해지고 심각해지는 극단적인 화재기상 조건으로 인해 직접 진압할 수 없는 격렬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래니건은 사람들이 항상 모든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리노 네바다 대학교의 산불 전문 기상학자 닐 라로는 산불 발화원이 매우 다양하며 인구 밀집 지역 인근에 많이 존재한다면서 산불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화재기상 조건이며 이는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인구 증가, 토지관리 관행으로 인해 위험한 산불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산불을 유발하는 현재의 기후 상황은 서부지역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NN은 미국의 랜드샛 8 위성이 지난 9일 서남부 산불이 만들어낸 화재적운(Pyrocumulus)을 촬영했다면서 거대한 화재적운이 폭탄이 터진 것같이 부풀어 올라 수백m 상공으로 많은 연기와 재를 뿜어냈다고 전했다.
CNN은 화재적운이 이후 화재적란운(Pyrocumulonimbus)으로 변하면서 번개와 비를 만들었다면서 비는 소방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번개는 새로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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