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마실 수 있는 동굴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치토스 빈 봉지의 사진 한 장이 동굴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경고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9일 CNN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공원 내 '빅 룸' 동굴 내부에서 발견된 치토스 과자 봉지 사진을 공개하며 "과자 봉지가 쏟아져 있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동굴에서는 생태계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의 빅 룸은 북미에서 가장 큰 단일 동굴이다. 동굴 안에서 음식을 취식할 경우 동굴 안으로 다른 생물이 유입될 수 있어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물의 반입이 금지되고 있다.
공원 측은 "옥수수 과자는 동굴의 습기로 부드러워지면서 미생물과 곰팡이가 성장하기에 완벽한 환경이 된다"며 "과자 주위에 동굴 귀뚜라미, 진드기, 거미, 파리 등이 새로운 먹이 사슬을 형성해 주변 동굴과 지층으로 퍼져나간다. 곰팡이는 근처 표면 위로 더 높이 퍼지고 악취가 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우려했다. 동굴에 과자 한 봉지가 버려졌을 뿐이지만 공원 측은 동굴 내부에 생긴 곰팡이와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20분이 걸렸다는 게 공원 측의 설명이다. 
공원 측은 "사람은 어딜 가든 크고 작은 흔적을 남긴다"며 "세상을 더 좋은 환경으로 남겨두자"고 당부했다.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지역으로 등재됐으며 119개가 넘는 지하 동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가장 큰 빅 룸에는 빙하기부터 생성되어온 기암괴석이 자리 잡고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특히 여름에 이곳을 방문하면 박쥐 쇼를 감상할 수 있어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