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첫 추석 축하 행사
100여명 한인 참석자들 감격
바이든·카멀라도 서면 축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17일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날, 백악관에서는 한국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백악관 본관의 웨스트윙에 인접한 행정동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열린 추석 축하 행사에서다.
육군 군악대 퍼싱즈 오운의 에스더 강 하사가 군복을 입고 한국말로 아리랑을 부르자 뉴저지, LA, 하와이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참석한 100여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은 감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인 이민사 120여년만에 처음으로 백악관과 미주한인위원회(CKA) 등의 주최로 백악관에서 처음 추석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경 윤 한인커뮤니티재단(KACF) 대표는 "한국 명절을 백악관에서 기념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요새 한국인인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 등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추석을 축하하는 오늘은 K-나눔도 기억하자"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김 CKA 대표도 "한국계 미국인들이 백악관에서 추석을 축하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한국 커뮤니티 역사에서는 비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주미 송 시겔 패밀리 인다우먼트 부대표는 "이번 추석 행사의 아이디어는 지난 1월에 있었던 작은 저녁자리에서 시작됐으며 놀라운 지지를 받았다"면서 "우리 커뮤니티가 하나 될 때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 계속해서 유리 천장을 깨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각각 서면으로 축사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내 최고위직 한국계 미국인인 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뉴저지·민주), 줄리 터너 국무부 대북 인권 특사, 성 김 전 대사 등도 참석했으며 토드 김 법무부 환경 및 천연자원 담당 차관보, 댄 고 대통령 부보좌관 등 정부 내 고위직 한국계 인사들이 자기 경험을 소개하고 감회를 밝히는 약식 좌담회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행사 뒤에는 송편과 잡채, 닭강정, 약과, 식혜 등 한국 음식도 나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