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요구하며 파업 예고
LA항 물량 증가로 반사 이익
미국 양대 항만 노조로 꼽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해운사의 항만 자동화에 반발하며 다음 달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 동부의 항만 관리 회사들은 공급망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 1977년 이후 50여 년만의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하면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역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19일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뉴욕-뉴저지 항만공사는 최근 ILA의 전면 파업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개별 해운사들은 컨테이너가 항만에 적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량을 줄이는가 하면, 일부 운송 회사들은 미국 서해안으로 운송 경로를 변경하기도 했다.
ILA는 미 동부 일대 항만 근로자 8만5000명이 가입한 단체다. 이 단체가 작업을 중단하면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의 36개 항구가 다음 달 1일부터 폐쇄될 수 있다. 이 항구들은 미국 전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처리하고 있어 공급 대란 우려가 고조된 상태다. ILA는 최근 만장일치로 파업 권한을 승인했고, 고용주 단체인 미국해운연합(USMX)은 노조가 이미 파업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다음 달 초에 파업이 일주일 지속되면 배송은 11월 중순까지 미뤄질 수 있고, 파업이 2주간 계속되면 배송은 내년 1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영리 연구개발 단체 마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뉴욕-뉴저지 항만에서 한 달간 파업이 발생할 경우 하루에 최대 6억41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자 반대급부로 서부의 LA항만의 경우 지난달에 역사상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4% 급증했고 수출량도 12% 늘었다. 미국이 동아시아로부터 수입한 화물 중 미국 동부 항구를 거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34.4%에서 지난 2분기 32.6%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서해안 항구 비중은 57.7%에서 60%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