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때문에 부정적 대우…대선 후보의 중국 언급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외교·경제 등 여러 영역에서 충돌하는 가운데 중국계 미국인 약 3분의 2가 자주 차별을 경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중국계 미국인 단체인 '100인 위원회'가 중국계 미국인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매달 평균적으로 적어도 한 가지 유형의 차별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85%는 차별당한 이유가 자신의 인종, 민족, 억양이나 이름 때문이라고 인식했다.
중국계 미국인의 89%가 현 미중 관계가 나쁘다고 봤으며, 65%는 지금의 미중 관계 때문에 다른 미국인들이 중국계를 부정적으로 대우한다고 평가했다.
67%는 미국의 여러 주(州)가 중국 국적자의 토지 소유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도 중국계 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대우로 이어진다고 봤다.
76%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특히 문제가 되면서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
코로나19를 중국의 탓으로 돌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규탄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여전히 다수 중국계 미국인이 차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사는 중국계 혈통은 약 550만명으로 아시아계 중 가장 많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중국계 미국인의 76%가 오는 11월 대선 때 투표하겠다고 했다.
46%는 자신을 민주당으로 여겼으며, 31%는 공화당, 24%는 무소속이거나 지지 정당이 없었다.
중국계 미국인의 81%는 대선 후보들이 중국이나 미중 관계에 관해 이야기할 때 쓰는 표현이 "적어도 약간은 우려된다"고 밝혔다.
61%는 이런 주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낯선 이들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0%는 여론조사에 참여하기 전 30일 동안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했으며, 43%는 우울함을 경험했고, 39%는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100인 위원회'는 인종차별을 주기적으로 경험하거나 더 젊고 여성인 경우 이런 정신 건강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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