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남아공 출신 머스크의 "회색 지대" 과거 발언 조명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불법 이민자에 적대적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과거 미국 체류 신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29일(현지시간) 불법 이민에 가혹한 비판자 가운데 한 명인 머스크가 자신의 미국 이주 초기 체류 신분을 '회색지대'(gray area)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며 그의 발언과 이민 이력을 조명했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나 18세 생일 직전에 캐나다로 이주해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했다.

미국 이민을 목표로 삼았다는 머스크는 1992년 펜실베이니아대 편입생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생활했으며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머스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유명한 스타트업을 설립했고, 지금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CEO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도 소유한 억만장자다.

머스크의 미국 이주 초기 체류 신분이 언급된 건 2013년 기업 임원들과 사상가들의 연례 모임인 밀컨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다.

머스크의 동생이자 창업 동반자인 킴벌 머스크는 1996년 초 자신들의 스타트업인 온라인 도시 가이드 회사에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300만달러(약 39억원)를 유치한 것과 관련, "이들이 우리에게 자금을 댈 때 우리가 불법 이민자라는 것을 알아챘다"고 회상했다.

이때 일론 머스크가 끼어들어 "글쎄"라고 말했으며, 킴벌 머스크는 "네, 우리는 그랬어요"라고 앞서 한 발언을 확인했다.

그러자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체류 신분에 대해 "회색영역이었다고 말하겠다"고 동생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론 머스크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회색영역이 무엇을 뜻하는지 불분명했다.

CNN 방송은 머스크 형제에게 이와 관련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머스크 형제가 스타트업을 만들 때 어떤 비자를 갖고 있었는지, 미국의 합법적인 거주자이자 시민이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이민국은 CNN 방송의 확인 요청에 대해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미 애틀랜타의 이민 전문 변호사인 찰스 쿡은 "이민에 회색지대는 없다"면서 관련법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민 변호사인 제니퍼 미니어는 머스크가 현재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분명히 그가 신분 합법화를 위해 뭔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어 변호사는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그에게 (합법적) 신분 기간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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