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계약 지난달 30일 종료
노조 6년간 77% 인상 요구
일 최대 50억달러 피해 전망
파업 대선 영향에 정치권 촉각

미국 동남부 지역 항만 노조가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하루 최대 5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오늘(1일)부터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30여개 항만에서 소속 노조원 약 2만5천명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항만노조는 해운 회사들이 지난 수년간 벌어들인 대규모 이익을 노동자들과 나눠야 한다며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한다. 또 일자리를 위협하는 항만 자동화에 제한을 두고 싶어 한다.
사측인 미국해양협회(USMX)는 노조가 6월에 회담을 취소한 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LA와 USMX의 6년짜리 임금 계약은 지난달 30일 자정으로  만료됐다. ILA는 그동안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서부 항만 노동자들과의 임금 형평성을 내걸고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당 40시간 일을 하는 항만 노동자를 기준으로 봤을 때 서부항만 노동자는 1년에 11만6000달러를 버는 반면에 동부항만 노동자는 8만1000달러 밖에 벌지 못한다. ILA은 초기 요구안에서 향후 6년간 임금상승률을 77%로 제시했다. 그동안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달라는 요구다. 반면 USMX는 지난 8월 "업계 최고대우를 해주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번 건은 노사간 단체 교섭이다"라며 개입 의사가 없음을 선언했다.
역대 가장 친노조 성향이라고 자칭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파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릫태프트하틀리법릮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로빈 패터슨 대변인은 양측에 성실한 협상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두고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항만 파업은 식량부터 자동차까지 상품의 흐름을 중단시킬 수 있고, 그 결과 운임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미 경제에 하루 최대 50억달러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주당 45억∼75억달러 손실이 발생하며 국내총생산(GDP)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인 탓에 정치적 영향을 두고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하면 코로나19 이번 선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 수석 노동 정책 고문인 세스 해리스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정치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