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종료 예측 우세하나 장기화땐 인플레 심화…유럽 車업계 타격 우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항만 노조 파업에 따른 물류 혼란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에도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미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의 동남부 항구 파업과 관련, 당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견해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준은 지난달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으며, 다음 달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25bp(1bp=0.01%포인트)와 50bp 인하 전망이 여전히 맞서는 상황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데이비드 알티그 부총재는 최근 "파업이 매우 짧다면 우리는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상품 물가가 인플레이션 진정에 기여하고 있는데 파업 기간 수입품 물류가 너무 오래 멈추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파업의 영향이 심각할 수 있는 만큼 노사 양측이 합의에 이르거나 미 백악관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파업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다.
또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미국 기업들이 이번 파업을 예상해 재고를 비축해뒀고, 서부 항구를 통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는 파업이 2주 정도만 이어져도 10월 고용 보고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고, 콘퍼런스보드의 에린 매클로플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첫째 주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제약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퀴니피액대학의 크리스토퍼 볼 교수는 "파업이 일주일 이상 이어질 경우 많은 상품·서비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분명히 물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물건을 구할 수 없거나 경제활동이 멈출 경우 노동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CNBC 방송도 이번 파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시킬 수 있지만 경제적 여파는 파업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파업이 식료품·자동차와 기타 소비재 물가를 자극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장기화하지 않는 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파업으로 동부 항만을 주로 이용하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클리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반면, 아시아 차량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BMW와 폭스바겐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현대차 측은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노사 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차량 인도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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