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식당 음식 양 크게 늘어
최근 들어 음식 양 감소세 뚜렷해져
식당 "쓰레기 줄고 마진 늘어 환영"
미국 내 식당에서 '빅사이즈' 메뉴가 퇴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빅사이즈 음식 섭취로 인한 비만 문제가 심각한데다 고물가 여파에 따라 음식 양을 줄여 가계 지출을 아끼려는 소비 심리가 확산되면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반세기 동안 늘어났던 식당 음식의 양이 줄어드는 추세가 최근 들어 외식업계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빅사이즈 메뉴 시대가 서서히 퇴조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식당 메뉴에서 음식의 사이즈, 즉 1인분의 양이 비약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1970년대부터다.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부설 연구소 음식 분량 균형찾기 동맹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70년과 지난 2018년 사이에서 늘어난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음식의 양을 조사한 결과 미국인들이 흔히 먹는 빵의 일종인 베이글의 경우 개당 중량이 2온스에서 4온스로 배나 늘었다. 간편식의 대표 주자인 치즈버거의 경우도 개당 5.9온스에서 7.3온스로 사이즈가 커졌다. 대표적인 서양 음식인 스파게티나 미트볼의 1인분 양도 두 배가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음식 양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비근한 예로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는 지난 1월부터 기존 메뉴보다 양이 줄어든 스낵 개념의 간편식 메뉴를 출시했다.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의 경우도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치킨 너겟 메뉴에 들어가는 너겟의 수량을 현행 10개에서 8개로 줄였다. 이밖에도 미국의 상당수 외식업체들이 기존 메뉴의 양을 줄인 형태의 신메뉴를 최근 들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의 이 같은 추세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전국레스토랑협회(NRA)가 지난 6월 펴낸 외식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75% 이상이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의 양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는 양이 줄어들더라도 음식 값을 아끼려는 심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음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라는 분석이다.
NRA는 "이 문제는 넘쳐나는 음식 쓰레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와 직결된 문제"라면서 "손님에게 제공하는 음식의 양을 줄이면 마진도 그만큼 커져 환영할만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