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58만7787 가구 늘어 전국 최고
심각한 주택난에 고급 아파트 증가탓
"이러니 가주 세입자로 살기 힘들지"
캘리포니아의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렌트비로 매월 3000달러 이상 지출하는 가주 세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3000클럽'이라 불리는 세입자의 급증세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어 가주 주택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 인구조사국의 주거 데이터에 따르면 가주에서 매월 렌트비로 3000달러 이상 지출하는 가구의 수가 107만 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2023년을 비교해 산출한 수치로 4년 동안 3000클럽이 두 배 넘게 늘어났다.
4년 동안에 증가한 가주의 3000클럽 가구 수는 모두 58만7787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이는 전국 3000클럽 세입 가구 180만가주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지난해 가주 내 3000클럽 세입 가구는 전체 세입 가구의 18.2%를 차지해 4년 전인 2019년 8.3%에 비해 거의 10%포인트나 늘어났다. 가주의 렌트비 급등세는 가히 살인급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가주의 렌트비는 전국에서도 선두권에 속한다. 신규 렌트비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월 평균 1992달러다. 이는 전국 평균인 월 1406달러에 비해 42%나 높은 수준으로 전국 최고다.
가주에 이어 하와이가 1940달러로 2위이고 3위는 워싱턴DC로 1904달러, 콜로라도주가 1771달러, 매사추세츠주가 1757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가주에서도 LA 지역의 렌트비는 가장 비싼 곳 중의 하나다. 아파트 전문 웹사이트 줌퍼에 따르면 8월 기준 샌타모니카 지역의 1베드룸 아파트 렌트비 중간가는 월 3000달러에 달했다. 웨스트할리우드는 2880달러로 뒤를 이었으며 한인타운이 포함된 LA는 2410달러, 글렌데일은 2200달러로 집계됐다.
2베드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샌타모니카가 4500달러로 가장 비쌌으며, 웨스트할리우드는 4450달러로 바짝 뒤를 쫓았다. LA는 3340달러, 글렌데일은 3000달러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주의 렌트비가 급등하고 있는 데는 주택난이 자리잡고 있다. 주택시장에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주택 수요가 렌트 시장으로 몰린 탓이다.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로 주택 소유주들이 매물 내놓는 일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건물주들이 고급 아파트를 건설해 렌트비를 크게 올린 것도 가주 렌트비 상승에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3000클럽의 세입 가구 적은 주로는 노스 다코타, 미시시피, 켄터키, 오클라호마, 알칸사스로 전체 세입 가구의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