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대표도 영장…'티메프 사태' 검찰 수사 2개월만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도흔 기자 =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4일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사태 전담 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검사)은 이날 구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역시 구 대표와의 공모 관계로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1조5천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정산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에 총 6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재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알면서도 돌려막기식 영업을 하면서 정산대금을 편취하고, 티몬·위메프가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에 배송 서비스 등을 의도적으로 몰아주면서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가 구 대표의 경영 자문 대가나 재무·서비스센터 인건비 등을 명목으로 큐텐 본사로 지급한 비용, 큐텐 본사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뒤 큐텐테크에 지급하지 않은 재무용역비 등도 횡령 금액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큐텐테크는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의 재무·기술개발·법무·인사 등의 업무를 대행하면서 그 대가로 매달 계열사 매출의 1%를 받아왔는데, 검찰은 같은 명목의 돈이 별도로 큐텐 본사에 지급된 계약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계열사→큐텐테크'로 지급되던 재무서비스 대금의 흐름이 '계열사→큐텐 본사→큐텐테크'로 바뀐 뒤 큐텐 본사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돈을 큐텐테크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큐텐이 계열사에서 단기대여금 형태로 돈을 빌리면서 계열사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지 않고 임의로 사용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류광진·류화현 대표도 이 과정에 구 대표와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실질적으로 재무 관리 권한 등이 없었다며 정산 지연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 구 대표를 지목하고 있다.
구 대표 역시 이번 사태가 경쟁적인 환경 속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하다가 발생한 일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 증거 인멸 가능성,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구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지난 7월 29일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을 출국 금지한 데 이어 8월 1일 구 대표 자택과 티몬·위메프 본사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압수물 분석과 계좌 추적 등을 병행한 검찰은 지난달 19∼20일 류광진 대표와 류화현 대표, 24일 김효종 큐텐테크 대표와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전무) 등을 차례로 조사했다. 구 대표도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두 차례 소환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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