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체납 외국인 중 미국인이 상당수

1000만원 이상 218명, 누적액 434억원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지방세 체납액이 400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중 고액 체납 외국인 중 미국인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
3일 한국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지방세 체납액 누적 규모가 434억원(약 3249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409억원보다 25억원 늘어난 것이다. 2021년 373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불과 2년 새 60억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세목별 체납액은 지난해의 경우 자동차세가 1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지방소득세 112억원, 지방교육세 61억원, 재산세 58억원, 주민세 20억원순이다.
특히, 1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 외국인은 21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체납한 지방세는 총 90억7800만원(약 679만달러)으로 전체 체납액의 20.9%를 차지했다. 시·도별로는 경기 44억4000만원(67명), 서울 27억7800만원(87명), 제주 4억2500만원(15명), 인천 3억원(12명), 충남 2억9100만원(8명) 등 순이다.
지난해 발생한 체납액 중 가장 많은 이는 경기에 거주하는 한 미국인으로 지방소득세 10억3100만원(약77만달러)을 미납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다른 미국인도 지방소득세 4억2000만원(약 31만달러)을 체납했으며, 충남에 거주하는 한 한국계 중국인은 지방소득세 1억8700만원(약 13만달러)을 체납한 상태다. 부안에 거주하는 한 미국인도 지방소득세 1억6300만원(약 12만달러)을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외국인 고액·상습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출국 금지 등 행정제재를 해왔지만, 체납액 규모가 증가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병도 의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고지서를 송달하는 등 지방세 부과·징수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기존 행정제재에 대한 실효성 제고 방안 마련과 함께 외국인에 특화한 조사 등 보다 강화된 조처를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