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는 사회적 현상이나 인물을 과장하거나 뒤집어 표현함으로써 날카로운 풍자를 전하는 강력한 도구다.

SNL 코리아는 패러디를 활용해 정치, 사회, 문화 이슈를 재치 있게 비틀어 왔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패러디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논란을 빚고 있다.

첫 번째 논란은 뉴진스의 하니와 소설가 한강에 대한 패러디다. 뉴진스의 하니는 최근 한국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소속사에서 겪은 차별과 괴롭힘에 대해 용기 있게 고백했다.

SNL 코리아는 이 장면을 패러디하면서 하니의 한국어 억양과 발음을 과장되게 묘사했다. 이 장면은 하니가 겪은 고통을 희화화하며 시청자들에게 인종적 편견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에 대한 패러디 역시 논란을 키웠다. SNL은 한강 작가의 수상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한국 문학의 성취를 폄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작가로서의 진정성과 성취를 가볍게 취급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의 불씨를 키운 또 다른 패러디는 드라마 ‘정년이’ 패러디다. 청소년 성장 드라마인 ‘정년이’는 순수한 청소년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SNL은 이를 성적인 요소가 포함된 외설적 대사로 바꾸어 재현했다.

원작의 순수함과 감동을 비튼 이 장면에 시청자들은 “미성년자를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SNL 코리아는 과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패러디한 ‘더 칼로리’ 코너를 공개하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이수지를 내세운 패러디는 학폭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패러디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문제 될 것이 없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SNL의 패러디가 지나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과장과 풍자가 코미디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패러디는 사회적 권위를 가진 대상을 비틀어 풍자하는 기법이다. 잘못 이해할 경우 단순히 편견을 강화하는 공격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방식은 차별을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다면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자아내며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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