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전기차 소유주 중심 심각
미국에서 자동차를 소유한 소비자 3명 가운데 한 명 꼴로 '깡통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깡통차는 자동차가 '역자산'으로 전락한 경우를 말하는데, 역자산이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의 가격이 갚아야 할 대출금 액수보다 낮은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 상품인 오토론을 이용해 차를 장만하거나 할부로 차량을 구입했으나 실직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경제적 사정으로 상환을 더 이상 하지 못하거나 할부금을 계속 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중고차로 처분하려 해도 남아 있는 대출금이나 할부금 때문에 실제 차량 가격보다 턱없이 낮은 값으로 차를 팔아야 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대출금을 토해 내거나 할부금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최근 온라인 매체 더힐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카엣지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깡통차 문제가 가계를 주름지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카엣지는 자동차 소유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오토론 등으로 차를 구입한 응답자의 31%가 자신의 차량이 깡통차 신세가 됐다고 밝혔다.
카엣지는 “특히 고급 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역자산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카엣지는 고급에 속하는 신차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다 오토론 상환 기간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깡통차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카엣지는 "전기차 차주의 경우에도 무려 46%가 역자산 상황에 직면했다고 답했다"면서 "특히 테슬라와 BMW 전기차를 소유한 소비자들 가운데 이런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