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에 피트 헤그세스, CIA 국장에 랫클리프 전 DNI 국장
국토안보장관엔 놈 주지사…'충성파' 선별 기용 기조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0대 폭스뉴스 앵커인 피트 헤그세스(44)를 국방장관에 파격 지명하는 등 핵심 요직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규제 철폐에 앞장설 정부효율부 수장에는 예상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낙점됐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주지사가 내정되는 등 충성파 기용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2기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에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 주말 공동진행자인 헤그세스를 낙점하면서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치켜세웠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바로 아래서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할 총책임자인 국방장관에 40대 영관급 예비군 장교가 발탁된 것은 파격으로 풀이된다.
헤그세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육군 소령 출신이다. 2014년부터 폭스뉴스에 몸 담았으며 폭스뉴스에 종종 출연하던 트럼프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내외 전략을 위한 정보 수집을 총괄할 CIA 국장에는 랫클리프 전 DNI 국장이 지명됐다.
랫클리프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연방 하원의원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추진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옹호자를 자처한 인사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랫클리프를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국장에 지명했다가 경험 부족 등의 논란이 일자 철회했으나 이듬해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DNI 국장 지명을 강행했다.
국가안보보좌관(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국방장관, CIA 국장 등 주요 외교안보 포스트를 거의 완성해가는 단계다.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에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발탁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아직 공식 지명 발표는 나오지는 않았다.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 수장에는 예상대로 머스크가 내정됐다. 인도계 출신 기업가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도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지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들이 정부 관료주의 해체와 과도한 규제 철폐, 낭비되는 지출 삭감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설명하면서 "미국을 구하는(Save America·세이브 아메리카) 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과 외국 지도자들의 통화에 배석하는 등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실행할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놈 사우스다코타주지사가 내정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충성파 중 한 명으로 강력한 남부 국경 단속과 대대적 불법 이민자 추방 등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놈 주지사는 회고록에서 '연방 하원의원일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허위 주장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주재 대사에는 마이크 허커비(69) 전 아칸소 주지사가 지명됐다.
목사 출신으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아칸소 주지사를 지냈다. 그의 딸은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맡으며 트럼프 당선인을 근거리 보좌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로 지금은 부친의 뒤를 이어 아칸소 주지사로 재임 중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충성파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 엘리스 스터파닉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이민 정책을 총괄할 '국경 차르'(border czar)에는 톰 호먼 트럼프 1기 행정부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이 낙점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를 '무역 차르'로 쓰고 싶어한다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도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