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내, 보복 수사의 희생제물…혜경아, 미안하고 사랑한다"
의원들 '응원 글' 이어져…"눈물 터진다"·"울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자 김혜경 씨가 1심 재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매우 아쉽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및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3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총 10만4천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기소된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선고를 앞둔 이날 오전에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 패배 후 보복 수사로 장기간 먼지털기 끝에 아내가 희생제물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에서 "수년 동안 백 명에 가까운 검사를 투입한 무제한 표적 수사가 계속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네 건달도 가족은 건들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은 내 상식과 달리 아내와 아이들이 공격 표적에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내는) 세상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회술레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며 "평생 남의 것, 부당한 것을 노리거나 기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내가 공개소환 수사에, 법정에 끌려다니는 장면은 남편 입장에서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받는다며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서는 아내를 볼 때마다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그는 글 말미에 김 씨를 향해 "혜경아, 미안하다.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응원 글'도 이어졌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댓글로 "'혜경아'에 눈물 터지네요. 힘내세요"라고 적었고, 박홍근 의원은 "사모님도, 대표님도 끝내 잘 이겨내실 겁니다. 국민의 양식과 역사의 진보를 믿고 부디 기운 내십시오"라고 썼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아픕니다"라고 덧붙였고, 이 대표 측근인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은 "울컥하기도 하고 제가 속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처럼 마음이 편해지기도 합니다. 함께해서 함께 승리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