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효율부 수장 낙점 후 대수술 예고
"세금낭비 공무원 순위표" 온라인 공개
2조 달러 감축, 2026년 7월까지 권고안
"연방기관 99개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자신을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낙점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이같은 게시물을 올렸다.
정부효율부의 업무와 관련한 자신의 짧은 인터뷰 영상을 끌어다 '연방기관이 428개나 필요한가. 들어보지도 못한 기관이 많고 영역이 겹치는 기관도 많다'고 지적한 뒤 '99개면 충분하다'는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연방기관 규모를 4분의 1토막 내는 대수술도 불사하면서 연방정부에 뿌리 깊은 관료주의를 혁파하겠다는 일성인 셈이다. 투명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정부효율부의 모든 조치를 온라인에 게시하겠다면서 "우리가 중요한 것을 잘라내고 낭비성인 것을 안 잘라낸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알려만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를 신설한다고 밝히면서 머스크와 역시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으로 정부효율부를 이끈다고 발표했다.
정부효율부는 이름은 '부(Department)'이지만 공식 정부 부처는 아니다. 만약 머스크가 공식 부처 장관이 되려면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야 하고, 공직자 윤리규정으로 인해 막대한 양의 테슬라 지분을 신탁하거나 팔아야 한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외부 전문가 자문기구로 창설 목적에 맞는 권고안을 만들어 대통령 및 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도 정부효율부의 업무가 "늦어도 2026년 7월 4일까지 완료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게 된 라마스와미는 제약사 로이반트사이언스를 창립한 인도계 출신 기업가로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사퇴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해왔다.
그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 국민은 과감한 정부 개혁에 표를 던졌다"면서 "우리는 부드럽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격적 개혁 추진을 공언했다.
머스크는 선거운동 기간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 달러 삭감할 수 있다면서 대폭적 정부 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어느 연방기관이 폐기 대상이 될지 등 구체적인 운영 방침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한편,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등 거대 기업을 운영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정부 계약 사업도 벌이고 있는 머스크가 정부에서 역할을 맡게 되면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으로 트럼프 가족 사진에도 함께 하며 '트럼프 2기 최고 실세'로 떠오른 만큼 연방정부가 그의 구조조정 칼날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 정부는 연 예산 6조7500억 달러에 재직 인원이 200만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