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뛰어오른 주식시장·10만불 코앞 비트코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수장
'증시 신뢰' 높여 은퇴 빈곤 해결해야
지난 2년 동안 미친듯이 뛰어오른 주식시장 얘기를 들으며 이제라도 쌈짓돈을 주식시장에 넣어야 하는게 아닌가 고민하는 한인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특히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임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대선 직전 7만 달러 아래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이 30% 가량 급등, 사상 처음으로 9만 달러 선을 터치하고 연말까지 1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장미빛 전망이 나오면서 남들 모두에게 찾아온 기회를 자신만 놓치게 될까 봐 불안함을 느끼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사야하나' '주식에 돈을 넣어야 하나' '나만 낙오되지 않을까' 고민 안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2019년을 시작으로 2023년 그리고 올해에 이르기가지 총 세 번에 걸쳐 투자자 서한에서 '은퇴 빈곤'의 덫에 갇히지 않으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금융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며 중장년 재테크를 강조했다.
핑크 회장은 "2012년 어머니가 사망하고 부모님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놀랍게도 부모님이 쌓은 재산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그 비결은 아버지가 은행에 돈을 묻어두지 않고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재태크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이 그렇긴 하다. 1960년에 1000달러를 가지고 S&P 500에 투자했다면, 1990년 은퇴 연령이 되었을 때 1000달러는 거의 2만달러의 가치가 돼 있었을 것이다.
래리 회장은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 자본 시장이 큰 성공을 거둔 미국에서도 미국인의 58%만이 주식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10년 전 S&P 500 추종 펀드에 1000달러를 투자하고 그대로 뒀다면 지금 3000달러가 넘은 반면, 매트리스 밑에 현금 1000달러를 그대로 뒀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가치는 더 떨어졌다"며 "이것이 바로 투자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은퇴연구센터(TCR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중산층이 은퇴연령을 지나고서도 계속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이뉴는 당연히 재정 압박이었고 80%에 가까운 으답자가 은퇴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안정적인 은퇴 생활을 하려면 최소 15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은퇴계좌의 평균 잔액은 6만6000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중산층의 새 은퇴 계획이 '은퇴없이 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서글픈 설명까지 곁들여졌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그렇다면 이제라도 적은 돈이지만 주식에 투자를 해야할까. 래리 회장은 "의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류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더 오랜 기간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10~20년 뒤를 내다보고 주식에 투자해 더 큰 위험을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