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왕' 홍성흔(41·전 두산)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코치 계약을 맺는다.
메이저리그 샌디에고 루키팀에서 배터리코치로 코치연수 중인 홍성흔은 18일 "A.J 프렐러 단장이 직접 찾아와 정식 코치가 돼 달라고 제안했다.
미국에 온지 1년도 안된 시기에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올해 코치 연수의 일환으로 샌디에고 측과 일을 했다면 내년부터는 샌디에고 소속 코치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을하게 된 셈이다.
홍성흔은 "솔직히 실감이 안난다. 지난해 은퇴한 뒤 3년 간 무조건 미국에서 버티자는 마음으로 넘어왔는데 1년도 안돼 목표를 이뤘다. 말이 통하지 않아 몸으로 부딪혔던 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보직이나 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샌디에고와 계약을 맺으면 산하 마이너리그팀 전체를 관장하는 순회코치 등으로 활약할 수도 있다.  트리플A나 더블A에서 일할 수도 있고 빅리그 키스태프 회의에 참석할 수도 있다.
홍성흔은 "레벨이나 보직은 구단에 일임했다. 내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마 메이저리그에서 일하고 싶다고는 말 못하겠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루키리그에서 한 시즌 보내면서 소위 '미국야구'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 그는 "루키리그는 17, 18세 정도 되는 어린 선수들이 기본기를 다지는 곳이다.
루키 레벨부터 트리플A까지 첫 째도 기본, 둘 째도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훈련한다고 들었다. 그라운드에서 절대 걸어다니지 않는다.
훈련량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 하루 종일 배팅볼 던지고 펑코치는게 일과라 현역 때 못지 않게 개인훈련을 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한 시즌 동안 쌓은 매뉴얼을 다시 한 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레벨에서 일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영어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하나씩 배운다는 마음으로 차분히 준비하겠다"며 들뜬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홍성흔은 "미국에서 지도자로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첫 번째 문이 열린 셈이다.
그가 "경거망동하지 않고 진지하게, 차근 차근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 이유도 오랫동안 가슴에 품은 꿈을 실현하겠다는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