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36)도 '성추행 피해'의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작된 성추행 파문이 걷잡을 수 없게 퍼진 가운데 포트만도 과거 100여 차례 유사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연예매체 투팹(TOOFAB) 보도에 따르면 포트만은 최근 LA에서 열린 '벌처 페스트(Vulture fest)' 행사에 참석해 "직접적으로 성폭행이나 추행을 당하진 않았지만 유사한 수치심을 느끼거나, 차별을 받은 적이 많다"고 털어놨다.

포트만은 "한 번은 제작자가 자신의 전용기에 같이 타자고 제안했다. 물론 수많은 회사 사람들 모두와 함께 가는 거라면 무슨 문제가 있겠나"라며 "그러나 막상 비행기에 올라타니 우리 둘뿐이었고 비행기에는 침대가 하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편하고, 수치스럽고 무엇보다 무서웠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최근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 할리우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들은 우리가 감수해야만 하는 것처럼 여겨졌다"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미 인지하고 있었지만, (성추행 사건이) 너무 만연해 있거나 또는 사람들이 이런 것에 너무 쉽게 화를 내버리기 때문에 무감각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성추행 피해 고백에 대해서도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들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좋은 현상이다. 그들의 피해 사실을 들었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난 직접적인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로, 내 일상엔 늘 차별과 수치심이 자리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포트만은 여배우들이 겪어야만 하는 고충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어릴 때부터 늘 내 몸매에 대해 평가해왔다"며 "물론 (몸매에 대한 평가가) 직접적인 폭행과 동일한 범죄는 아니지만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굉장히 편리하게 차별을 강화해왔고, 그 속에서 난 이런 말들이 신고할 만한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포트만은 영화 '레옹'에서 정서적인 상처를 입고 살인청부업자에게 보호받는 12세 소녀 마틸다 역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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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탈리 포트만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