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동고동락했던 회사와 이별에 마치 오랜시간 만난 연인과 헤어진 후 바로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기엔 겁이 나듯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효민)

소속사와 계약이 끝날 때 '연인'이란 표현을 쓰며 좋은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듯 보였던 티아라와 MBK 엔터테인먼트(이하 MBK)가 결국 진흙탕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MBK가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한 것과 관련해 티아라 측이 이 등록이 거절돼야 할 사유를 기재한 내용을 제출했다.

티아라 측은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티아라는 2018년 1월 17일, 자신들의 전 소속사인 MBK가 지난 2017년 12월 28일 '티아라(T-ARA)'를 상표로 출원한 것에 대해 특허청에 상표등록이 거절돼야 할 사유를 기재한 정보제출서를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티아라가 입장을 밝히면서 전 '연인'과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티아라 입장에선 당연한 결과였다. 심사를 거쳐 상표가 등록된다면 티아라 멤버들은 지난 10년간 MBK에서 발표한 음원과 앨범을 사용하려면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또한 티아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위해선 소속사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가요계 비슷한 사례를 봤을 때 티아라가 티아라로 활동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비스트로 활동한 하이라이트가 대표적인 예다.

티아라 측은 상표출원이 거절되지 않고 출원공고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이의제기신청을 할 예정이다. 티아라 멤버들은 기존 그룹명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싶어 하고, 반면 MBK는 이를 적극적으로 막을 태세를 갖췄다. 양 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MBK는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티아라 멤버들은 SNS를 통해 근황을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효민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화권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수면 밑에서는 날카로운 칼 날을 세우고 있는 티아라와 MBK 측이 어떤 결과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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