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성폭력 폭로에도 드러머 남궁연은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할까. "난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던 그의 말을 믿어도 되는 걸까. 국민의 불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남궁연의 성추행 논란은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시작됐다. 남궁연은 '미투 운동(#Metoo, 나도 당했다)'의 가해자로 지목,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자신을 전통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밝히며 남궁연이 "몸이 죽어있다. 고쳐주겠다"며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여러차례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틀 뒤 "남궁연으로부터 1990년대 후반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두 번째 폭로가 나왔다.

남궁연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 사흘 만인 지난 2일에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남궁연의 법률대리인은 "성추행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해당 글을 올린 분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폭로는 계속됐다. 추가 폭로자들은 첫 번째 폭로자인 A씨와 유사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폭로자 B씨는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성추행,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등장한 네 번째 피해자는 지난 4일 SBS '8뉴스'에 출연해 "남궁연으로부터 CG 작업을 위한 누드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궁연의 변호인 측은 당시 C씨에게 모델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모델료를 지급한 자료에 대해서는 내놓지 않았다고 SBS는 밝혔다.

그리고 지난 7일 다섯 번째 폭로자가 등장했다. D씨는 SBS '8 뉴스'를 통해 "2000년대 중반 남궁연이 업무 이유로 자신을 집으로 부른 뒤, 지압 치료 핑계로 신체 접촉을 시작했고, 추행은 유사 성행위 수준으로 변했다"면서 "일을 그만둔 뒤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선 폭로자들의 용기 덕분에 미투에 동참한다"고 주장했다.

남궁연의 성폭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남성은 JTBC '뉴스룸'을 통해 "옷을 입은 채로 당연히 엎드려서 마사지를 받고 탈의를 하고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사진기 안에 들어있는 사진들을 몇 장 보여줬다. 여자분들 얼굴은 없는 신체 부위들을 찍은 사진들이었다"라고 밝혔다.

계속되는 폭로에도 남궁연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다만, 지난 6일 남궁연은 자택 앞에서 만난 한 매체 기자의 성추문 관련 물음에 "나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이어 그는 '폭로자들의 주장에서 피해 과정이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변호사를 통해라"라는 말을 남기고 차를 타고 사라졌다.

남궁연과 관련한 미투 폭로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다. 그리고 폭로자들의 증언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유사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진위 여부를 가리는 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가 말한 대로 남궁연은 정말 '나쁜 사람'이 아니었을지, 그의 입이 아닌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해 볼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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