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개인이 '미투 운동'을 보고 6년 만에 용기를 내 '진실'을 말했는데,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것 같아 무섭고 마음이 아프다."

'아이돌 미투'를 폭로한 피해 여성 B씨가 아이돌 가수 A 소속사의 주장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반박했다. 또 해당 기사와 관련해 무분별한 추측으로 다른 아이돌 가수가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9일 스포츠서울은 6년 전 2010년대 초에 데뷔했고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가창력을 인정받은 아이돌 그룹 보컬인 A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 B씨의 주장을 단독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나간 뒤 아이돌 가수 A 소속사에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A의 소속사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확인 결과 B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던 날 A와 B씨 사이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당시 다음날 아침에도 배웅을 해주고 이후에도 몇년간은 서울과 고향에서 지인들과 함께 모임을 가졌다. 그 기간 이 사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2016년 거짓 소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카톡을 받았다. 당시에도 A는 소문을 자신이 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알렸다. 최근에 연락이 온 것도 당시 소문에 대한 것인 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피해자로 언급된 C씨에 관한 이야기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씨는 소속사의 입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소속사에서 말한 '6년 전 그날 성관계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본인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럼 나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는 무엇이냐. 성폭행 사실을 시인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다음날 아침에 배웅을 해줬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같이 있던 지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일축하며 지인과 나눈 카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B씨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지인에 따르면 A는 그날 배웅은 커녕 빗발치는 전화를 받으며 먼저 혼자 방을 나갔다고 한다.

A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성폭행 피해자 C씨에 대해서도 "A 소속사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연락을 했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결코 A 측에 먼저 연락한 사실은 절대 없다. 다만 지인을 통해서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살고 있는 동네가 워낙 좁아서 소문이 무서웠고, '나만 입을 다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좁은 동네라 겹치는 지인도 많았다. '오다가다 마주칠 수도 있는 사이'였고, 제 입으로 더러운 말을 입에 올리기 싫었었다. 당시에는 용기가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B씨는 관련 기사 댓글에서 언급된 "돈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애초에 소속사 측에 연락한 적도 없고, 돈 또는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 앞으로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라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을 보고 용기를 내어 가해자의 만행에 대해 지난 6년 동안 겪은 정신적인 고통을 털어놓고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사를 내보내기 전 스포츠서울이 A의 소속사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A는 자신과 B씨를 잘 아는 지인을 통해 B씨를 회유하려 했고, 보도 후에도 반성이나 사과는 커녕 소속사를 통해 B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거짓으로 몰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또한 가해자로 B1A4 산들을 비롯해 씨엔블루, 제국의아이들, 인피니트의 특정 멤버 등이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가해자는 이중에 없다. 애꿎은 다른 아이돌 가수들의 이름이 거론돼 본의아니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송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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