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3)이 '역전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뿐만이 아니라 2001년 아니카 소랜스탐(스웨덴)이 가지고 있던 L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27언더파)와 타이를 이루는 기록도 세웠다.
역전우승을 상징하는 빨간 바지를 입은 김세영은 20일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6538야드)에서 벌어진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8개로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인 10언더파 62타를 쳐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기록했다.
2위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에는 무려 5타나 앞섰다.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김세영은 지난해 10월 말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블루 베이 LPGA 우승 이후 5개월여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김세영은 지난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해 3승 모두를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역전 우승을 차지해 자신이 LPGA 투어에서 올린 4승 모두를 역전 우승으로 장식하며 '역전의 여왕' 임을 입증했다.
1타 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날을 시작한 김세영은 경기 내내 자신감과 거침없는 샷을 구사하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고, 이후 4번 홀부터 6번 홀까지 연속 3개 홀 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이어 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후반 들어 김세영의 집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1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독주 체제를 만들었고, 13번 홀과 1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다음 16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보태며 쐐기를 박았다.
김세영은 "캐디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오늘 10언더파를 친 줄 알았다"며 "이 스코어는 내 최고의 성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이전 대회에서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오늘 우승으로 되찾았다"며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에 나선 지은희(29)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19언더파 269타를 쳐 폴라 크리머, 스테이시 루이스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