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죄책 무거워"
검찰 구형량보다 높지만 사회활동 제약 없어…팀 합류 '파란불'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된 미국 프로야구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 선수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로 거주 이동의 제약이 없어진 만큼 소속팀의 스프링캠프 참가에 일단 파란불이 켜졌다. 다만 당초 검찰이 구형한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강씨가 이미 음주운전으로 2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만큼 다시 벌금형을 내리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 판사는 "음주운전이 그 자체로는 별 것 아닌것 같아도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사고가 날 경우 전혀 무관한 일반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가할 수 있어 잠재적으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정작 음주운전하는 사람들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서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는데도 또 음주 운전을 하면 특별히 가중해서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씨는 벌써 두번이나 벌금형 처벌을 받았는데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고, 교통사고까지 난 데다 별다른 조치없이 현장을 이탈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벌금형 선고로는 더 이상 형벌이 경고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조 판사는 "다만 강씨가 범죄를 인정하고 있고 교통사고 발생 피해자들과 다 합의해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조 판사는 경찰 조사에서 강씨를 대신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한 친구 유모씨에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2일 혈중 알코올 농도 0.084% 상태로 운전하다가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기소됐다.

그는 2009년 8월 음주 단속에 적발되고 2011년 5월에도 술을 마시고 교통사고를 내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 취소됐다.

당초 검찰은 강씨를 벌금 1천5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강씨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강씨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소속 팀 합류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