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종철과 임혁필이 900회 특집을 진행중인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SNS를 통해 쓴소리를 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이들의 KBS 개그맨 공채 선배인 유재석에 대한 ‘저격’으로 보일 여지가 있었다는 점, ‘고향’같은 프로그램인 개콘의 잔칫상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개그맨 정종철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저에겐 친정 같고 고향 같은 프로그램인데, 난 900회인지도 몰랐다. 많이 아쉽고 서글픈 생각이 든다”며 최근 900회 특집을 진행 중인 개콘이 자신을 부르지 않은 점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정종철은 “900회라며 ‘개콘’과 관계없는 핫한 연예인들 불러다 잔치하고 그들에게 감사할 게 아니다. 지금까지 버티고 열심히 아이디어 짜고 시청자분들께 웃음 드리려는 후배 개그맨들께 감사하길 바란다”며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왜 ‘웃찾사’를 가고 ‘코빅’을 가는지 깊게 생각하시기 바란다. ‘개콘’을 지키는 개그맨들은 티슈가 아니다”는 지적도 했다. 

과거 정종철과 함께 개콘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임혁필이 정종철의 글에 댓글을 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동자야(정종철) 이런 게 하루 이틀이냐. ‘개콘’과 아무 상관 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고 지난 14일 900회 특집 1회에 유재석 등 특별 게스트들이 대거 출연한 것을 꼬집었다. 

임혁필은 글을 올린 뒤 유재석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임혁필은 상황을 수습하려는 의도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유재석이랑 이휘재랑 김한석이랑 다 72년생 친구”라며 “그래서 유재석이라는 표현을 한 것 같다. 나이가 동갑이고 친구인데 그게 잘못이라면 제가 사과하겠다”라며 KBS 개그맨 공채 선배인 유재석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감추지 못해 파장이 더욱 커졌고 임혁필은 곧 이 글을 삭제했다. 

정종철은 논란이 커지자 임혁필의 발언을 대신 사과하면서도 “앞서 쓴 글이 왜곡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출연섭외나 편집에 관한 제작권한은 제작진에게 있다. 해서 현역들은 감히 말할 수 없는 내용을 돌 맞을 각오로 말씀드린 것을 이해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미 논란은 커질대로 커졌고,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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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KBS 2TV ‘개그콘서트’ 900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진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