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새 역사를 위해 맨 앞에서 뛰고 있는 사령탑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을 조명했다.

피츠버그 트리뷴은 12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소속 선수들은 뛰지 않지만, 한국에는 스탠리 컵(NHL 우승 트로피)을 두 번이나 든 전 NHL 선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백지선 감독을 소개했다.

"백 감독은 한국 출신 첫 NHL 선수로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뛰며 1990~91시즌과 1991~92시즌, 두 번 연속 스탠리 컵을 들었다"면서 "4년 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평창올림픽을 준비했다. 2011년 세계랭킹 31위였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백 감독 함께 뛰며 21위까지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백지선 감독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1년 뒤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주했다. 피츠버그 트리뷴은 "백 감독이 1990∼91년, 캐나다 대표팀에 뽑히긴 했지만 올림픽에 나서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나는 늘 올림픽 출전을 꿈꿨다. 더는 선수로 뛰지 않지만, 지도자로 올림픽에 나서는 건 엄청난 영광"이라며 "지금 나는 한국인으로 올림픽에 나선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이미 한국은 4월 말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승격의 쾌거를 이뤘다. 백 감독은 "세계선수권 이후 우리는 '남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본선 무대에 초청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자 했다"며 "이미 우리는 크게 성장했고, 또 다른 도전을 할 준비가 됐다"고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피츠버그 트리뷴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평창올림픽 우승 확률은 500대 1이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백 감독의 의지를 꺾진 못한다"고 전했다.

유인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