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너와 4강 진출 다퉈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위)이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마이애미 오픈에서도 8강에 올라 세계랭킹 10위대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정현은 2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크랜든 파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7일째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주앙 소자(포르투갈·80위)를 2-0(6-4 6-3)으로 완파했다. 경기시간은 불과 1시간 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로써 정현은 지난 1월 ASB 클래식부터 최근 6개 대회 연속 8강에 오르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또 이날 승리로 랭킹 포인트 180점과 상금 16만7195달러를 확보해 오는 4월1일 발표되는 ATP 세계랭킹에서 19위 정도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이 대회 16강에 올라 있는 닉 키리오스(호주·20위), 밀로시 라오니치(캐나다·25위), 필립 크라지노비치(세르비아·27위),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36위) 등의 선수 중에서 4강 진출자가 나오지 않으면 정현은 다음 주 세계랭킹에서 20위 벽을 깨게 된다.

정현이 4강까지 오르면 20위 내 진입을 사실상 굳힐 수 있다.

정현은 4강 티켓을 놓고 존 이스너(미국·17위)와 대결을 벌인다. 이스너는 이날 열린 16강전에서 2번 시드인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3위)를 2-0(7-6<7-0> 6-3)으로 물리쳤다. 2012년 세계랭킹 9위까지 올랐던 이스너는 키 208㎝의 장신으로 정현(188㎝)보다 20㎝가 더 크다.

정현과 이스너의 역대 전적에서는 이스너가 2승1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대결인 지난 1월 뉴질랜드 대회에서는 정현이 2-1(7-6<7-3> 5-7 6-2)로 승리했었다.

1세트 게임스코어 3-3까지 팽팽히 맞선 정현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5-3으로 달아나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도 상대 첫 서브 게임을 가져와 초반 2-0의 리드를 잡았고, 이 격차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날 정현은 상대에게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내주지 않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대회는 마스터스 1000시리즈로 4대 메이저 대회 다음 등급에 해당한다. 마스터스 1000시리즈는 1년에 9차례 열리며 이 대회는 이달 초에 열린 BNP 파리바오픈에 이어 진행되는 올해 두 번째 마스터스 1000 대회다.

정현은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에서 올해 BNP 파리바오픈과 이번 대회 8강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