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코리안 몬스터'는 더할 나위 없었다.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4월을 보낸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3승 무패 방어율 2.22로 4월 한 달을 마무리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는 3.2이닝 5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으나 이후 4경기에서 완벽한 모습을 이어갔다. 1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전부터 21일 워싱턴 내셔널스 전까지 3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3연승을 거뒀다. 4월의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에서도 5.2이닝 4안타(2홈런) 7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이 2점 차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4연승에는 실패했다.

류현진에게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4월이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4월엔 6경기 등판해 3승 1패 방어율 3.35를 기록했다. 2년 차인 2014시즌 4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2이닝 6실점 조기 강판을 경험하는 등 그닥 좋지 않았다. 3~4월을 합쳐 3승 2패 방어율 3.00을 기록했지만 4월만 놓고 보면 2승 2패 방어율 4.33으로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어깨 수술 후 재활로 인해 4월 등판이 없었고 수술 후 처음 풀타임 시즌에 나선 2017년에도 시작이 좋지는 않았다. 개막 후 4연패에 빠졌고 4월 마지막 5번째 등판에서야 시즌 첫 승을 따내며 1승 4패 방어율 4.05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올 시즌은 달랐다. 특히 새로 연마한 커터와 고속커브에 기존 주무기 체인지업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팔색조 투구로 탈삼진 능력이 업그레이드 됐다. 28일 경기까지 총 28.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 34개를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4연속 경기 7삼진 이상을 기록했고 9이닝당 삼진 10.8개로 건강했던 2013~2014시즌을 뛰어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52에 불과하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마저 1승 4패로 흔들리고 있는 다저스 선발진에서 다승, 방어율 모두 1위를 달리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류현진이다.

다만 아쉬운 건 여전히 류현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태도다. 27일 경기에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투구수 89개밖에 기록하지 않았음에도 6회 2사 후 버스터 포지에게 안타를 맞자 마운드에서 내렸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믿고 맡겼다면 4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수 있던 류현진이었다. 이에 현지 매체도 다저스 벤치의 움직임을 지적했다. 로버츠 감독만 확신을 가져준다면 건강했던 2013~2014시즌을 넘어 최고의 전성기를 다시 쓸 만한 류현진의 초반 페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