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부시리그]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해외파 가운데 프리에이전트 다년 계약자는 3명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월드시리즈 반지를 2개 갖고 있는 김병현, '추추 트레인' 추신수 등이다. LA 다저스 류현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는 포스팅을 거치며 구단이 장기계약을 맺은 케이스다.

최근 비자를 발급받아 피츠버그 싱글A플로리다 브랜든턴에 합류한 강정호의 올 연봉은 300만 달러다. 메이저리그에 승격되면 날짜 계산을 받는다. 2019년은 구단 옵션이다. 성적에 따라 구단이 이를 채택하거나 FA로 풀게 된다. 2019년 연봉은 550만 달러다. 바이아웃 액수는 25만 달러다.

류현진은 완전 FA가 된다. 다저스에 잔류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6년 계약이 만료되는 류현진의 올 연봉은 783만3333 달러다. 투구당 인센티브도 있다. 170이닝부터 10이닝이 추가될 때 2만5000달러를 받는다. 인센티브는 2013년 데뷔 때 딱 한 차례 받았다. 첫 해 규정이닝을 채우고 192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은 지난달 27일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도 호투를 이어갔으나 불펜진의 블론 세이브로 승수 사냥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초반 5경기에 등판해 3승 방어율 2.22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는 2013, 2014년 어깨 수술 전을 방불케하고 있을 정도로 빼어나다. 야구 호사가들은 류현진의 최근 호투 비결을 '결혼을 잘해서'라고 입방아를 찧는다. 부진했다면 그 원인도 결혼으로 몰아 갔을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프리에이전트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양 리그(신시내티 레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군 스파키 앤더슨(작고) 감독은 "나에게 계약이 끝나는 25명을 준다면 매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할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25명이 시즌 후 FA가 된다면 우승은 거저 먹는다는 의미다.

박찬호, 추신수는 FA 효과를 단단히 봤다. 2001년 LA다저스 박찬호는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당시 특파원들은 박찬호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모두 알고 있다. 시즌 후 FA가 아니었다면 한 두 차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수도 있을 법했지만 지켰다. 2001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35차례 선발 등판해 15승11패 방어율 3.50을 작성했다. 투구이닝도 234이닝으로 메이저리그 랭킹 5위였다. 시즌 후 5년 6500만 달러에 장기계약을 맺으며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로 영입됐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장기계약을 거부한 추신수는 2012년 12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클리블랜드는 FA 1년을 남둔 추신수를 트레이드하면서 애리조나와의 3각 트레이드로 유망주를 받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이적한 추신수는 2011년 타율 0.285에 21 홈런, 54 타점, 20 도루, 107 득점 등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 해 추신수는 유일하게 세 자릿수 득점을 했다. 시즌 후 테이블세터가 절실했던 텍사스 레인저스는 추신수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제한된 구단과의 트레이드 불가 조항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류현진이 선배 박찬호나 추신수와 같은 FA효과를 누리며 초대박 계약을 체결할지는 불투명하다. MLB는 지난해 FA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2018시즌 후에도 이 추세가 이어질지가 대박 여부의 관건이다. FA 계약 성공은 수요 공급에 따른 타이밍이 중요하다.

<LA=문상열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