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그룹 방탄소년단을 향한 성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데에 대해 진행자가 사과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공영 방송 adn40의 프로그램 '파란두라 40(Farándula 40)'에서는 일부 출연자들이 방탄소년단의 수상 장면을 보던 중 성차별적 모욕 발언을 했다.

이날 출연진은 지난 21일 방영된 '빌보드 뮤직 어워드(BMA)'의 방탄소년단 무대 영상을 시청했다. 남성 진행자들은 구찌 의상으로 맞춰 입은 멤버들을 보며 "구찌를 입고 있지만 소용이 없는 것 같다. 남자들이 너무 말랐고 머리 모양도 이상한데 옷이 좋아 보일 리가 있겠나"라고 비꼬았다.

성차별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한 출연자는 "빌보드가 아니라 멕시코의 성소수자 클럽에서 일하는 것 같다. LGBT(성소수자 지칭하는 단어)가 단체로 돌아다니는 것 같다"며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도 내뱉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쟤네 다 여성인 것 같다"는 한 진행자의 말에 또 다른 이는 "아마 맞을 것"이라며 희롱했다.

논란이 커지자 진행자 호라시오 빌라로보스는 하루가 지난 29일 자신의 SNS에 "이번에 진행된 방송에서 방탄소년단과 팬들을 불쾌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불쾌하게 느꼈다면 정말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측은 빌라로보스의 사과 글을 공유했을 뿐 별도의 사과를 전하지는 않았다.

이에 방탄소년단 팬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프로그램 공식 계정에 항의글을 쏟아내고 있다. 팬들은 "대표적인 동양인 인종차별", "멕시코 공영방송의 수준이 보인다",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성소수자들에게도 상처 되는 말", "정식으로 사과해라" 등의 비난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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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빌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