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고민하고 땀흘린 흔적이 고스란히 그라운드 위에서 드러난다. 최전성기에 만들었던 기록을 돌파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응시 중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6)에게 올스타와 트레이드를 통한 우승 도전, 두 가지 대업이 다가오고 있다.

추신수는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7경기째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자신의 최고 기록(35경기)을 돌파했고, 이젠 매경기가 자신의 최고기록이 되고 이싸.

단순히 출루만 잘 하는 게 아니다. 추신수는 24일 현재 타율 0.280, 출루율 0.393, 장타율 0.481을 기록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 0.874로 아메리칸 리그 외야수 7위에 올랐다. 출루율은 아메리칸 리그 전체 6위다. 홈런 14개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출루머신으로 괴력을 발휘했던 2013시즌 이후 가장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서 팀내 최고인 2.5를 기록하며 두 번째 전성기를 활짝열었다. 스프링캠프부터 타격폼 수정을 두고 고심한 끝에 과감하게 레그킥(타격시 자유족을 들었다가 놓으면서 스윙하는 메커닉)을 선택했고 실전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적합한 메커닉을 정립했다.

그러면서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올스타 게임 승선 확률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팬투표를 통한 올스타 게임 선발 출장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선수단 투표와 커미셔너 선택에 따른 올스타 게임 출장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 시절 현지 언론에서 '올스타에 뽑히지 못한 진짜 스타'로 꼽히곤 했던 추신수가 올해에는 한국인 야수 최초 메이저리그 올스타란 큰 업적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이미 텍사스 현지언론과 선수단은 추신수의 올스타 게임 출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2018 올스타 게임은 오는 7월 17일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올스타 게임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프런트는 트레이드에 혈안이 된다. 우승을 노리는 팀은 전력보강을 바라보고 우승에서 멀어진 팀은 몇 년 후 도약을 위해 유망주 사냥에 나선다. 우승을 목표로 선수를 사는 셀러와 미래를 바라보고 선수를 팔아 유망주를 챙기는 바이어의 경계가 명확해진 채 장외전쟁이 벌어진다. 지구 최하위에 있는 텍사스는 셀러로서 추신수를 우승을 노리는 팀에 넘기고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를 구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 늦어도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일인 8월 31일까지는 추신수를 시장에 내놓고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선 추신수의 행선지를 LA 에인절스와 미네소타로 전망하고 있다. 수비에 나서야 하는 내셔널 리그보다는 지명타자로도 뛸 수 있는 아메리칸 리그 팀에서 추신수를 원할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추신수는 우투수 상대로 OPS 0.941을 올리고 있다. 코너 외야수의 공격력이 약하고 우투수 공략에 애를 먹는 팀이라면 추신수를 바라보며 군침을 흘릴만 하다. 텍사스와 맺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 2020시즌에 종료되는데 텍사스로부터 연봉보조를 받을 수 있다면 에인절스와 미네소타 외에 다른 팀도 텍사스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수 있다.

추신수 입장에서도 트레이드는 새로운 동기부여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실제로 추신수는 2012년 겨울 당시 우승을 노렸던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된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바 있다. FA를 앞두고 정상을 바라보는 팀에 합류했고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무대도 올랐다. 시즌 전 많은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반등을 이룬 추신수가 최고의 여름을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