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뉴욕 메츠 마무리투수 제리스 파밀리아는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 중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불펜에서 몸을 풀다가 구단 관계자로부터 자신이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파밀리아는 함께 불펜에 있던 동료들과 포옹하면서 갑작스러운 이별인사를 나눴고 21일 오클랜드로 떠났다.
메이저리그에서 7~8월은 이별과 새로운 만남이 반복되는 시기다.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수많은 트레이드와 함께 많은 이들이 유니폼을 갈아입기 때문이다. 각 구단 사장과 단장의 전화기는 불이 난듯 쉬지 않고 울린다. 2015년 9월 시애틀 단장 부임 후 60건이 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제리 디포토는 문자 메시지로도 트레이드를 타진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선수단이 경기장에서 승리를 바라볼 때 프런트는 미래를 위해 타구단과 거래에 열중한다. 우승을 노리는 팀은 전력강화를 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팀은 유망주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지난 17일에는 올스타 게임에서 트레이드가 확정되는 흔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볼티모어 내야수 매니 마차도는 아메리칸 리그 올스타로 올스타전을 소화하다가 자신이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미 볼티모어 구단으로부터 올스타전 전후로 트레이드가 완료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만큼 크게 당황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어쨌든 마차도가 마지막으로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경기는 올스타전이 됐고 마차도는 올스타전을 마치고 다저스에 합류했다.
3년 전에는 트레이드 오보 해프닝도 있었다. 2015년 7월 31일 메츠 내야수 윌머 플로레스는 샌디에이고와 홈경기 중 관중으로부터 자신이 트레이드 됐다는 사실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수비에 나서며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이 생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방영됐는데 정작 플로레스의 트레이드 뉴스는 오보로 판명됐다. 뉴욕 포스트를 비롯한 몇몇 현지 언론은 메츠가 밀워키 외야수 카를로스 고메스를 얻기 위해 플로레스와 투수 잭 윌러를 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메츠와 밀워키가 트레이드를 논의한 것을 사실이지만 양측이 선수들의 신체검사 자료를 확인한 후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았다. 플로레스는 이틀 후인 워싱턴과 홈경기서 끝내기 홈런포를 터뜨려 메츠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다가오면 선수단 버스나 비행기가 일정보다 늦게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트레이드 논의가 진행 중인 경우 구단 프런트는 선수단 버스와 비행기의 출발시간을 지연시킨다. 트레이드된 선수가 신속히 새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다. 선수들도 왜 이동이 지연되는지 알고 있다. 2006년 7월 시애틀에서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추신수는 공교롭게도 클리블랜드 데뷔전 상대팀이 시애틀이었다. 추신수는 2006년 7월 29일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서 시애틀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든 바 있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