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몰리나리가 클라렛 저그를 품에 안으며 조국 이탈리아에 첫 골프 메이저 타이틀을 선물했다.
몰리나리는 22일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제147회 디 오픈(총상금 105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천금같은 버디 2개를 잡아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몰리나리는 공동 2위 그룹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89만 달러를 챙겼다.
이탈리아 선수가 디 오픈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몰리나리가 처음이다. 몰리나리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PGA 투어 퀴큰론스 내셔널을 제패해 71년 만에 이탈리아에 PGA투어 우승을 안긴 바 있다.
메이저 대회 35전36기에 성공한 몰리나리는 PGA 투어 생애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로 장식하면서 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현재 15위인 세계랭킹도 이번주 발표에서 10위권 이내로 진입할 전망이다.
지난 사흘 동안 잔잔했던 바람이 불자 명불허전 커누스티는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상,하위권을 막론하고 타수를 줄이는 선수보다 잃는 선수가 더 많아졌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조던 스피스, 잰더 셔플레, 케빈 키스너 3명 가운데 키스너가 맨먼저 희생양이 됐다. 키스너는 2번 홀(파4)에서 항아리 벙커에 빠진 볼을 두번 만에 꺼내 더블보기를 범했다.
5번 홀(파4)에서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 스피스와 셔플레가 나란히 1타씩을 잃었다. 스피스는 이어진 6번 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셔플레도 7번 홀(파4)에서 러프를 전전하더니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사상 첫 만25세 이하 선수 우승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몰리나리는 달랐다. 우즈가 전반에 2타를 줄이면서 선두로 올라서도 전혀 동요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 나갔다. 그는 무려 13개 홀 동안 파 퍼레이드를 펼쳤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 결과다. 물론 위기도 있었지만 쇼트게임과 퍼트로 모면했다.
3타차 공동 6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던 몰리나리는 타수를 지키기만 했는데 어느새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14번 홀(파5)에서 162야드를 남기고 2온에 성공한 몰리나리는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샷을 7피트 거리에 붙여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잡았다.
몰리나리는 "힘겨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승자는 한명 뿐이고 그게 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2타를 줄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1타를 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키스너, 셔플레와 함께 합계 6언더파 278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스피스는 5타를 잃고 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까지 밀려났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이븐파 71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79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마이클 김(25)이 합계 1오버파 285타로 공동 35위에 올라 코리안 브라더스 가운데 가장 놓은 순위를 기록했고, 케빈 나(35)와 안병훈(27)이 4오버파 288타로 공동 51위, 강성훈(31)과 김시우(22)가 7오버파 291타로 공동 67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