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UL인터내셔널 동시 개막

세계 정상급 투어로 성장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가 안방에서 LPGA 투어를 상대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시즌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며 한국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KLPGA 투어가 막판 흥행몰이를 앞두고 만만치 않은 적수를 만났다. 오는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컨트리클버에선 K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개최하는데 같은 기간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LPGA 투어가 주최하는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KLPGA 투어와 LPGA 투어가 각각 주관하는 2개 대회가 한국에서 같은 기간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 이런 '불상사'가 생겼을까. 여기에는 양 기관의 팽팽한 기싸움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기관의 충돌은 LPGA 투어가 KLPGA 투어와 협의도 없이 올해 UL인터내셔널 크라운대회를 4일부터 국내에서 열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이 기간에는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잡혀있어 KLPGA 투어가 난색을 표했지만 그대로 강행되면서 사이 좋았던 양 기관에 균열이 발생했다. 사실 그동안 KLPGA 투어는 LPGA 투어에 협조적이었다. 하지만 KLPGA 투어가 세계화를 기치로 몇 년 전부터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투어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미국내 흥행의 한계를 아시아 골프 시장 내 영향력 확대로 만회하려 LPGA 투어와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다.
8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LPGA 투어 정규대회가 아닌 이벤트성 대회이지만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한국대표로는 박성현, 유소연, 김인경, 전인지가 출전하고 미국에선 렉시 톰슨, 제시카 코다, 미셸 위 등이 나선다. 주타누간 자매도 태국을 대표해 출전한다.
위기감을 느낀 KLPGA 투어는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 불참하는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사진)를 처음으로 국내 대회에 불러들였고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한 고진영도 초정해 맞불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