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이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해 JTBC ‘미스티’,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 이어 MBC ‘나쁜형사’ 그리고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과 TV조선 ‘바벨’까지 19금 혹은 청소년 관람불가 평가를 받은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직접적인 표현은 물론 수위 높은 장면은 극을 향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체적인 극의 흐름에 맞게 쓰이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 장르물에서도 표현의 한계를 한 단계 넘어서는 장치로 활용되며 작품성은 물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19금 드라마가 있었다. 2000년대에는 사실상 케이블을 중심으로 다소 선정적인 장면을 담은 드라마가 19금으로 분류되어 방송됐다. 2010년대로 넘어오며 케이블에서는 OCN 등을 중심으로 노출보다는 장르물을 성격이 강한 19금 드라마가 이어졌다. 지상파에서도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과 ‘혼’을 비롯해, KBS2 ‘제빵왕 김탁구’와 ‘베이비시터’ 등이 19금을 붙이고 편성됐다.

이제는 케이블을 넘어 지상파, 종합편성 채널에서도 다양한 19금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공략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드라마 전체보다는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극 초반부나 중반 특정 회차가 19금으로 분류되고 있다.

19금 방송 등급을 받은 드라마가 많아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견은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19금 드라마가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한 단순한 환기 수단으로 작용된다는 주장과 함께 안방극장에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드라마가 방송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19금 드라마의 분류 기준과 실효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TV 콘텐츠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 관람 등급이 부여되는 영화와 달리 방송사에서 자체적으로 시청 등급을 결정하고 사후 문제가 생기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점이 그 이유다. 그리고 방송사마다 그 기준이 조금씩 다르고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OTT) 역시 기준이 모호하다.

또 영화의 경우에는 관람 등급에 따라 상영관 입장부터 통제할 수 있지만 드라마의 경우에는 사실상 19금 표식과 가정마다 콘텐츠 설정이나 지도 외에는 시청을 확실하게 제한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는 드라마의 주제와 소재가 다양해지고 장르 역시 넓어지며 세분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과거와 같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라마 외에도 특정 취향과 세대를 겨냥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19금 드라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표현의 자유와 영역의 확장이라는 장점을 안고 있는 19금 드라마는 점차 더 많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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