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컵

발렌시아 유망주 이강인(18)이 발렌시아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29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2018~19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8강 2차전에서 후반 26분 교체로 들어가 맹활약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기록한 두 골에 모두 관여했고,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발렌시아는 1, 2차전 합계 3-2로 앞서 4강에 진출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후반 26분 두 번째 교체 카드로 이강인을 선택했다. 발렌시아는 1차전서 0-1로 패했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1-1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던 시점에 이강인을 교체로 투입한 것에서 마르셀리노 감독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
이강인은 마르셀리노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시간 이강인의 발 끝에서 골이 나왔다.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후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안에 대기하던 산티 미나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미나는 수비수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머리로 패스를 연결했고, 호드리구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발렌시아가 극적으로 4강에 가는 순간이었다.
이강인은 역습 상황에서 한 번 더 자신의 장점을 발휘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원터치로 케빈 가메이로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가메이로를 향해 다시 절묘한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가메이로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후 곧바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호드리구가 넘어지며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가메이로의 어시스트와 호드리구의 골도 좋았지만 이강인이 만들어준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결과적으로 마르셀리노 감독의 이강인 투입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강인은 두 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발렌시아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단순히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이 아니라 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경기였다.
이강인은 최근 발렌시아에서의 입지를 차분하게 넓혀가고 있다. 지난 11일 바야돌리드와의 경기에서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고, 25일에는 비야레알전에 교체로 나서기도 했다. 코파델레이에서는 이미 6경기에 출전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코파델레이에서 이강인을 활용하고 있다. 이강인은 점점 성인 무대에 적응하며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경기 활약을 통해 이강인은 더 큰 자신감을 갖고 1군 무대에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다워기자